[시평]선진경제로 도약하려면

[시평]선진경제로 도약하려면

이상빈 한양대 경영대학 교수
2005.08.18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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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를 되찾은 지 60년이 지났다. 그러나 아직 우리는 선진경제로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한국은행이 발행한 `숫자로 보는 광복 60년`에 따르면 6.25전쟁이 끝난 해인 1953년에 13억 달러였던 국내총생산규모는 2004년에 6801억 달러를 기록하였다.

절대규모로 약 520배 정도 확대된, 연평균성장률이 6.9%에 달하는 경이적인 성장이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지속적인 고성장도 1997년 이후의 구조개혁기를 거치면서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속적인 고성장을 거듭해도 선진 경제에 도달하기가 쉽지 않는데 올해 경제성장률은 지난해의 4.6%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작년에는 내수가 침체되었지만 수출이 호조를 보여 4.6%를 달성한 반면 금년에는 내수침체도 계속되었고 믿었던 수출마저 둔화양상을 보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경기침체의 원인은 투자부진이다, 그런데 투자부진에 대한 원인을 재계와 정부는 다른 곳에서 찾고 있다. 출자총액 제한 또는 수도권 규제를 완화하면 당장 실행할 수 있는 투자규모가 적어도 10조원 대에 이른다는 것이 제계의 주장이다.

이와 더불어 기업이 지금 투자를 하지 않는 것은 새로운 사업모델을 찾지 못한 기업의 책임인데 정부의 규제 탓만 한다는 경제부총리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이와 같은 주장 모두 그 나름대로의 논리에 바탕을 두고 있어 어느 장단에 춤을 추어야 할 지 헷갈릴 때가 많다.

그 판단의 근거를 찾기 위해서는 우리의 성장 패턴을 선진경제의 성장패턴과 대비하여 고찰하여야 한다. 경제성장은 자본 및 노동 등 요소투입량의 증대로 이루어지는 양적 팽창성장과 자본생산성 및 노동생산성의 증가로 이루어지는 질적 성숙성장의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경제성장 초기에는 양적 팽창성장이 가능하나 생산요소의 투입이 늘어나며 점차 생산성이 떨어지게 된다. 이때 생산성이 저하됐다고 해서 단순히 생산요소의 투입을 더 증대시키면 생산성이 더욱 더 떨어지고 경기침체는 장기화하게 된다. 이는 마치 음식물 과다 섭취로 소화불량이 된 환자에게 기운을 차리라고 더 많은 음식물의 섭취를 처방하는 것과 진배가 없다.

반면 선진경제는 투입요소보다 투입요소의 생산성에 의해 경제성장이 좌우되는 성장패턴을 보이고 있다. 투입요소의 증대보다 투입요소의 생산성 증대가 경제성장에 기여하는 정도가 높아야 선진경제이다.

소비촉진을 통한 경기 활성화는 결국 카드대란으로 마감했고, 생산성 향상이 수반되지 않는 양적투자 확대가 IMF 위기를 가져다주었다는 역사적 경험을 우리는 간직하고 있다.

IMF 위기를 가져 온 여러 원인 중에 대기업의 비효율적인 양적투자 확대가 한 몫을 하였다. 투자라고 해서 무조건 환영할 일이 아니다. 생산성 증가를 가져오는 효율적인 투자만이 경제성장에 이바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여야 한다.

이와 같은 점을 고려해 볼 때 규제완화를 통한 대량 투자가 만약 생산성을 무시하고 이루어진다면 결코 우리 경제에 도움을 주지 않는다. 또한 저금리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투자촉진도 우리 경제에 독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똑같은 논리로 노동생산성 증가를 초과하여 과도한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경직된 노동운동도 우리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양적 팽창성장에서 벗어나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효율중시의 관행이 경제를 지배하는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첩경은 교육 및 훈련을 통한 양질의 노동력공급과 기술개발을 통한 자본생산성의 향상이다. 따라서 앞으로 경제정책의 요체는 교육정책 또는 과학기술정책이라고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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