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2%와의 전쟁

[기자수첩]2%와의 전쟁

최석환 기자
2005.08.31 08:08

"우려했던 것과 달리 1가구2주택자 수가 훨씬 적어 다행이다."

행정자치부 고위관계자가 지난 29일 '세대별 주택 보유 현황' 자료를 설명하던 도중 던진 말이다. 정부의 8·31 부동산 종합대책을 뒷받침할 중요한 통계를 내놓는 데 따른 중압감이 자연스럽게 표출됐다.

정부는 강력한 부동산대책의 하나로 1가구2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방침을 정한 상태였지만 제대로 된 통계가 없는 탓에 선의의 피해자가 속출할 것이라는 비판을 감수해야 했다.

행자부가 이번에 집계한 1가구2주택자는 72만2000여 가구로, 2003년 종합부동산세 도입에 앞서 전년도 재산세 부과 자료를 근거로 산출된 158만가구의 절반 이하로 줄었다.

특히 중과의 '타깃'으로 지목된 서울과 경기지역의 2주택자는 전체 가구의 1.5%에 못미치는 26만여 가구로 조사됐다. 전국 3주택 이상 보유 가구는 전체의 1%에 못미치는 16만5126가구에 불과했다.

행자부 관계자는 시종 "정책 수립에 필요한 기초자료로 제공될 뿐 그 외에 어떠한 의미도 담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통계 작성은 다주택자를 압박하면서 국민의 공감을 얻기 위한, 치열한 전략에 따른 것이라는 해석이 적지 않다.

실제 청와대의 김수현 국민경제비서관은 지난달 27일 '청와대 브리핑' 기고를 통해 "부동산 보유와 거래, 납세와 관련된 풍부한 통계를 공개하고 이를 공론의 장에서 해석하고 토론함으로써 부동산문제에 대한 국민적 인식을 모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가구별 주택 보유 통계가 발표된 다음날인 30일 김용민 재정경제부 세제실장은 "부동산 종합대책으로 세제가 바뀌어도 국민의 98%는 세금 부담에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객관적인' 통계는 분명 정책의 신뢰성을 높일 수 있다. 이 점에서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통계까지 완성한 정부의 노력은 평가받을 만하다. 그러나 통계는 통계일 뿐이다. 정책 자체가 무리한 것으로 판정되거나 흠결이 발견되면 통계 작성의 순수성까지 의심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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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환 산업1부장

"위대해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던 셰익스피어의 말을 마음에 담고, '시(詩)처럼 사는 삶(Deep Life)'을 꿈꿉니다. 그리고 오늘밤도 '알랭 드 보통'이 '불안'에 적어둔 "이 세상에서 부유한 사람은 상인이나 지주가 아니라, 밤에 별 밑에서 강렬한 경이감을 맛보거나 다른사람의 고통을 해석하고 덮어줄 수 있는 사람이다"란 글을 곱씹으며 잠을 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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