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에서 경제주체는 인센티브에 끊임없이 반응하는 것으로 상정된다. 이러한 가정은 경제 행위를 설명하는데 강력한 도구를 제공한다. 경우에 따라서 이러한 해석은 미처 깨닫지 못한 사실을 일깨우기도 한다.
삼성이 사회적 기여를 위해 연간 지불하는 금액은 무려 4000억원에 해당된다고 한다. 여기에는 국내 대학 기부금과 외국에서 행해지는 자선 사업에 대한 기부금을 망라한다. 이렇게 큰 금액을 쏟아 붓는 이유를 특별히 삼성이 도덕적으로 뛰어난 기업이기 때문이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오히려 삼성은 이러한 행동들을 통해 보다 긍정적인 기업 이미지를 생산하고, 이를 통해 더욱 큰 이윤을 창출하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역시 이러한 도덕적 행위 근저에도 인센티브는 숨어 있기 마련이다.
이러한 지극히 이기적인 인센티브에 반응하는 사람들이 공동체인 사회를 형성하며 조화롭게 살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 비밀을 밝힌 것은 경제학의 가장 위대한 발견 중의 하나이다. 그 비밀은 바로 놀랍게도 많은 경우에 개인의 인센티브가 사회의 인센티브와 일치한다는 사실이다. 즉 기업이 자신의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사회 전체에 대한 공헌도 높아지는 것이다.
하지만 모든 경우가 이에 해당되지는 않는다. 경우에 따라선 개인의 인센티브가 사회의 인센티브와 다른 경우도 있다. 예를 들면 자신만을 위한 도둑질은 사회적으로 보탬이 되지 않고 이런 경우 정부 개입은 그 정당성을 얻는다.
최근 우연히 라디오를 듣다가 복지정책을 담당하는 장관의 연설을 들을 수 있었다. 평소 호감을 가지고 있던 분이라 더 자세히 들었는데, 특히 경제적으로 중요한 정책들을 거론할 때는 더욱 관심이 갔다.
그 분은 특히 저출산으로 인한 고령화의 급속한 진전이 앞으로 한국 경제에 커다란 위협으로 다가 올 것을 우려하였다. 과거의 저출산 장려 정책은 사회적인 인센티브가 개인적 인센티브와 동일하였기 때문에 정책집행이 쉬웠지만, 반대로 사회적으로 고출산을 장려해야 하는 지금은 고출산이 가계에 큰 부담이 되기 때문에 각 가정이 자녀 수를 늘리려는 인센티브가 없어 고민이라는 요지였다. 그는 결국 애국심에 호소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러한 설명을 국가 정책을 담당하는 분으로부터 듣는다는 것은 실망을 넘어 고통스러운 일이다. 특히 그것이 경제정책일 때는 더욱 그러하다. 정부는 개인의 인센티브가 사회적 인센티브와 일치하지 않을 때, 정책을 통해 이러한 불일치를 해소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이 때의 원칙은 정부가 바람직한 정책을 고안함으로써 개인이 스스로의 인센티브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 사회적 인센티브에도 일치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고출산자에게 상당한 금액의 출산장려금을 약속하는 것이다. 이 때 고출산은 개인에게도 큰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정부가 그만한 돈을 지불할 재정 능력이 없다면 사회 제도를 변화시키면 된다. 자녀 양육 비용을 줄이는 일은 좋은 정책이 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사교육비용을 줄일 수 있는 정책은 긴요하다. 또한 기업이 고출산자에게 차별할 수 없도록 법령화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우리가 정부 당국자에게 기대하는 것은 개인이 자신의 인센티브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 결국 사회에도 공헌할 수 있도록 현명한 정책을 개발하는 것이다. 애국심에 호소하는 것은 이도 저도 안 될 때 가장 마지막에 생각해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