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벡스코에서 문전박대당한 기자들

[기자수첩]벡스코에서 문전박대당한 기자들

윤미경 기자
2005.11.17 13:58

"가방은 왜 뒤지는 거예요?" "보안검색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습니다"

"여기는 자동검색기도 없나요?" "......"

15일 오전 11시에 개막하는 'APEC IT전시회'를 취재하기 위해 부산 벡스코 1층 글래스홀 입구에 들어선 기자들과 검색원들간에 소지품 검색을 놓고 실랑이가 벌어졌다. 빠듯한 일정때문에 바삐 움직여야 하는 기자들의 마음은 조급한데 검색대 앞에 길게 늘어선 줄은 좀체로 줄어들 기미가 없었다.

사람마다 일일이 가방을 열고 소지품을 검사하고 노트북이나 카메라, 휴대폰 전원을 켜봐야 하는 탓이었다. APEC 정상회의 기간동안 불미스러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려는 철저함은 이해할지라도 첨단 IT전시관 입구의 보안검색이 디지털이 아닌 아날로그 방식이라는 점이 아이러니했다.

우여곡절끝에 벡스코 안으로 무사히(?) 들어선 기자들은 또다시 수난을 겪었다. 벡스코내 IT전시관 옆에 위치한 'APEC 미디어센터'로 들어갈 수 없었던 것이다. 불과 서너발짝을 이동하기 위해 다시 실랑이가 벌어졌다. 정보통신부가 주선해서 발급받은 기자들의 비표로는 미디어센터로 입장할 수 없다는 게 아닌가. 어처구니가 없었다.

기자들은 IT전시관만 둘러보고 나갈 수 있는 '임시 비표'를 발급받은 것이다. 때문에 기자들은 십여분간 소란스런 과정을 겪은 다음에 간신히 미디어센터로 들어갈 수 있었다. 40여명의 기자들을 인솔한 정통부는 APEC IT전시회 주최부처임에도 불구하고 미디어센터 입구를 가로막은 경호원들을 전혀 설득해내지 못했다.

간신히 미디어센터에 자리한 기자들의 수난은 이후에도 계속됐다. IT전시회를 둘러본후 미디어센터로 재입장하려는 기자들을 입구에서 다시 막았고, 담배를 피우러 잠시 건물밖으로 나간 기자들도 '임시 비표'라는 이유로 입장을 거절당하는 바람에 발을 동동 굴렀다.

아시아태평양지역의 각국 정상들이 모이는 세계적인 행사를 치뤄야 하는 입장에서 보안검색 강도를 높이는 것은 맞다. 그러나 눈앞에서 미디어센터에서 나온 것을 보고도 재입장을 안시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과잉'행동이다.

게다가 IT전시회 홍보를 위해 서울에서 부산까지 취재진들을 대거 이동시킨 정통부는 임시비표인줄도 모른 채 기자들의 일정을 미디어센터로 잡았다는 것은 기막히다 못해 어이가 없다. 해외에서 열린 수많은 국제전시회를 경험했던 기자로선, 행사주최측인 행정부처와 진행요원들의 미숙한 국제감각에 씁쓸하기만 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