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IT 황제와 황태자의 대결

[기자수첩]IT 황제와 황태자의 대결

박희진 기자
2005.11.21 15:21

요즘 구글이 연일 화제다.

지난달 계절적 비수기에 해당되는 3분기임에도 순익이 7배나 급증했다고 밝혀 월가의 찬사를 한몸에 받았다. '어닝 서프라이즈'라는 엔진을 달고 구글은 지난달말 시가총액 1000억달러의 벽을 뚫었다. 지난해 8월 상장 이후 14개월 만에 일이다. 이는 미국 기업 중 최단 기록으로 꼽힌다.

거침없는 상승세가 계속되면서 지난 17일 구글은 주당 400달러를 돌파, 시가총액이 1190억달러로 늘어나면서 한때 기술주의 총아였던 시스코를 제쳤다. 구글은 MS, 인텔, IBM에 이어 IT업계 가운데 시가총액 기준 4위 자리를 꿰찬 것이다.

구글의 공동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는 포브스, 파이낸셜타임스(FT)의 갑부 명단에 속속 이름을 올리며 부를 과시하고 있다.

구글이 연일 스포트라이트를 받을수록 가장 속이 타는 곳은 현재 IT계의 제왕 마이크로소프트(MS)다. 최근 MS 빌 게이츠 회장은 구글을 의식하듯 회사 간부들에게 5년만에 이메일을 보내고 "새로운 지각 변동이 다가오고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10의 100승(乘)'이라는 어마어마한 숫자를 뜻하는 'googol'에서 회사명을 따온 구글은 '인터넷 징기스칸'이 되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펼치고 있다.

인터넷 검색 분야에서 세운 확고한 지위를 바탕으로 전자도서관, 통신, 유통, 부동산, 미디어 등 광범위한 분야로 급속히 영역을 넓히고 있다. 또 구글은 MS의 영역인 웹브라우저, 운영체제, 무선인터넷 등으로 사업을 확대하면서 MS를 위협하고 있다.

불과 몇년전만 해도 MS와 구글의 싸움은 다윗과 골리앗에 비유됐다. 하지만 이제 구글은 MS왕국을 누르고 차기 왕좌에 앉을 1순위 후보가 됐다.

그러나 MS가 과거 여러 경쟁자와의 전투에서 승리를 거둔 전례를 떠올리면 MS의 반격도 무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MS는 80년대 애플, IBM과의 운영 체제 경쟁에서 승리했고 90년대 초에는 오피스 프로그램 경쟁에서 워드퍼펙트와 로터스를 제압했다. 또 인터넷 바람이 거세게 불었던 90년대 후반에는 익스플로러로 인터넷 브라우저 싸움에서 넷스케이프를 누른 전력이 있다.

MS가 IT업계의 황제라면 구글은 IT업계의 황태자라고 할 수 있다. 황제와 황태자의 총성없는 전쟁이 어떻게 결말 날지 전세계 IT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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