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황우석 교수의 남은 과제

[기자수첩]황우석 교수의 남은 과제

전필수 기자
2005.11.25 08:16

24일 오후 2시 서울대 수의대 강당. 기자회견에 나선 황우석 교수는 침통했다. 특유의 미소가 사라진 표정이 눈에 설었다.

 황 교수는 이날 세계 줄기세포허브 소장직 등 모든 공직에서 물러났다. 따지고 보면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은 꼴이 됐다. 세계줄기세포 연구의 중심이 되겠다는 야심찬 프로젝트는 걸음마을 떼기도 전에 암초를 만났다.

황 교수팀 연구에 대한 윤리문제가 처음 불거진 것은 지난해 5월. 과학잡지 네이처가 연구팀 소속 연구원 2명이 난자를 기증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부터다. 연구원들이 난자기증 의사를 밝혔을때 이를 만류했던 황 교수는 그때서야 사실을 확인했다고 한다.

황 교수는 "당시 이 문제가 생명윤리에 저촉되는지 제대로 몰랐고, 연구원들의 비밀보장 요구도 절실해 이를 밝히지 않았다"고 해명하면서도 그때 털고 가지 못해 사태가 커진데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처녀의 몸으로, 또는 어머니의 몸으로 소중한 난자를 기증한 연구원들이 순순한 의도가 훼손되는 것을 황 교수는 받아들일 수 없었을 것이다. 국민 대다수도 이런 정서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황 교수팀에 대한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는 과정에서도 각종 여론조사는 황교수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다. 기자에게 "제발 황 교수님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기사 써 주세요"란 메일을 보내는 네티즌이 있을 정도다.

하지만 문제는 황 교수의 연구를 바라보는 국제적 시선이다. 세계 과학계는 기독교 윤리의 영향이 강한 미국과 유럽국가들이 장악하고 있다. 황 교수의 줄기세포연구는 이들과의 협조가 필수불가결하다.

사람인 이상 한마디 상의없이 일방적 결별을 선언한 섀튼 교수에 섭섭한 감정이 분명 있을텐데도 황 교수는 기자회견 내내 섀튼 교수의 공만 치하했다. 무엇보다 국제적 협조가 필요하다는 것을 황 교수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황 교수의 윤리논란에 대해 우리 국민들은 진작 그의 손을 들어줬다. 이제 황 교수는 냉정한 눈으로 사태를 지켜보고 있는 국제 과학계를 설득해야 하는 과제를 남겨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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