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아시아인 사무총장이 탄생할 지 기대를 모았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차기 사무총장 선거결과, 앙헬 구리아(55) 전 멕시코 재무장관이 차기 총장으로 선출됐다.
내년 5월 임기가 끝나는 도날드 존스턴 OECD사무총장은 지난 1월 아시아에서 차기 총장이 나와야 한다고 말해 주목을 샀다. 그는 세계 경제의 축이 동북아로 이동하고있고, 한ㆍ중ㆍ일 3국이 세계 경제의 주요 동력이 될 것인 만큼 "아시아 출신이 차기 총장을 맡는 것이 OECD 조직의 건강에 좋다"고 말했다.
한국은 한승수(69) 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을, 일본은 다케우치 사와코 전 세계은행 자문관을 후보로 각각 지명했다. 하지만 두 후보 모두 1차 예비투표에서 저조한 지지율을 얻어 후보직을 중도 사퇴했다.
이에 대해 외교통상부는 한국의 짧은 OECD 가입기간(9년)과 낮은 기여금 분담률(2005년도 기준 2.230%)을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멕시코 후보가 사무총장직에 당선된 이상 외교부의 설명은 설득력을 잃었다. 멕시코는 짧은 OECD 가입기간(11년)과 낮은 기여금 분담률(2.387%)에도 불구하고 OECD 사무총장 배출에 성공했다. 멕시코는 비유럽국가들 중에서 캐나다(존스턴 사무총장)에 이어 사상 두번째로 OECD 사무총장을 배출한 나라가 됐다.
특히 후보를 낸 6개국 중 멕시코 후보와 결선까지 간 후보 또한 후발 가입국인 폴란드의 마레크 벨카 전 총리였다는 점을 봐도 외교부의 설명은 석연치 않아 보인다.
폴란드는 한국과 같은 해(1996년) OECD에 가입했다. 폴란드의 기여금 분담률은 한국의 3분의 1수준인 0.793%에 불과하다. 후발 가입국에 낮은 예산 기여 정도를 감안하면 선전했다는 평가다.
한국은 내년 유엔 차기 사무총장 선거에도 후보를 낼 전망이다. OECD와 마찬가지로 한국의 유엔 가입기간(15년)도 강대국들에 비해 짧고, 유엔 정규 예산분담금 기여율(0.176%)도 낮다. 외교부의 논리를 적용한다면 한국은 유엔 사무총장 선거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OECD와 UN은 모든 정부간 국제기구와 그러하듯 힘의 논리가 작동하는 영역이다. 따라서 국제기구 수장의 자리는 강대국의 지지가 있어야 가능하다.
독자들의 PICK!
하지만 이번 OECD 사무총장 선거에서 멕시코와 폴란드의 활약과 선전은 국제기구 진출 역사가 짧고, 분담금 비율이 낮아도 얼마든지 국제기구 수장직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 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