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현대카드사장 자리는 1000원?

[현장클릭]현대카드사장 자리는 1000원?

박정룡 기자
2005.12.27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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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에 근무하는 김 대리는 얼마 전 "언제든지 식사에 초대해 주세요"라는 CEO 메시지를 보고 메일을 보냈습니다.

그는 '설마 나 같은 말단 직원과?' 라고 생각했지만, 바로 OK 답변을 받았습니다. 며칠 후 김 대리는 사내 식당에서 정태영 사장과 만나 다양한 주제로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누었고 식사 후 11층 사장실에서 커피 대접을 받던 김 대리는 눈 앞의 사장석을 향해 "한번 앉아보고 싶다"고 요청했습니다.

정태영 사장은 웃으면서 "그럼 자리세를 내세요"라고 답했고 김 대리는 1000원을 내고 사장석에 앉았고 가져온 디지털 카메라로 기념 사진까지 찍었습니다.

현대카드 현대캐피탈에서 CEO는 언제든지 웃으면서 대화할 수 있는 사람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직원들이 정태영 사장을 만나고 싶으면 김 대리처럼 메일로 식사 요청을 하거나 아니면 매달 여의도 본사에서 열리는 호프데이 '해피아워'에 참여, 공짜 맥주와 음식을 즐기며 정태영 사장과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습니다.

정태영 사장은 CEO의 권위를 내세우는 것을 거부하기로 유명합니다. 직원들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스킨십 경영'을 몸소 펼치겠다는 의도죠. 특히 사내 식당에 가면 그의 파격적 면모를 볼 수 있습니다. 미니 정원과 모던한 인테리어로 마치 카페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이 드는 이 식당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한쪽 벽면을 차지하고 있는 직원들의 사진인데 일반적인 사진이 아니라 최대한 자신의 개성을 살려 보는 이를 즐겁게 합니다.

여기에 정태영 사장의 사진도 있는데 작년과 올해 두 번에 걸쳐 재미있는 사진을 찍었습니다. 작년에는 이마에 현대카드M을 뜻하는 알파벳 M자를 크게 새기고 익살스러운 표정을 지었으며 올해는 전체 얼굴에 달러 모양으로 페이스 페인팅을 하는 과감한 모습을 연출했습니다.

정 사장은 불필요한 형식을 가장 싫어한다고 합니다. 형식 때문에 일의 효율성이 떨어지고 사내 분위기도 딱딱해지기 때문이라고 하는 군요. 실제 회사의 창립기념일 행사때는 사장도 직원들과 똑 같은 회사 구성원이라는 이유로 직원들로부터 박수 받는 것도 거부했다고 하네요.

또 대부분의 보고는 이메일로 받는 것은 물론 신입 사원이 보낸 메일이라도 꼼꼼히 읽고 바로 답장을 주는 것을 잊지 않는다고 합니다.

특히 보고서는 부하직원이 상사에게 올리는 것만이 아니라고 역설하며 두 달에 한번 전 직원을 상대로 이메일 보고서를 올리는데 현재 회사가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일, 미래의 전략과 비전 등을 직원들에게 보고한다고 하네요. 뿐만 아니라 정 사장은 그 동안 굳게 닫혀 있었던 임원실의 벽과 문을 유리로 만들면서 모든 직원들 앞에 오픈했는데 직원들이 지나가면서 임원이 하는 일을 지켜 볼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에서라고 하네요.

정 사장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사장실을 오픈, 사진을 찍는데 1000원을 받겠다고 한 것은 직원들이 부담없이 사장실을 찾아와 줄 것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그런데 당초 돈을 많이 벌줄 알았는데 의외로 직원들이 사장이 어려운지 많이 찾지 않아 돈을 벌지 못하고 있다"고 호탕하게 웃었습니다.

이런 정태영 사장의 스킨십 경영으로 인해 현대카드는 후발카드사로서의 어려움을 극복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CEO의 열린 경영이 기업의 발전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새삼 생각해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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