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맞춤형 줄기세포는 없지만…

[기자수첩]맞춤형 줄기세포는 없지만…

임지수 기자
2005.12.29 13:40

결국 맞춤형 줄기세포는 하나도 없었다.

29일 서울대 조사위원회의 중간발표 결과, 황우석 교수팀이 2005년 사이언스 논문에 보고한 줄기세포는 모두 환자 맞춤형 체세포 복제 배아줄기세포가 아닌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올 6월 난치병 환자의 체세포로 배아 줄기세포를 복제하는데 성공했다는 사이언스 논문 발표가 전세계를 놀라게 한 만큼 이번 논문조작, 맞춤형 줄기세포 전무 등의 발표에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외신들은 황우석 사태를 자세하게 보도하면서 '세계 과학계 사상 최악의 스캔들'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이런 와중에 눈길을 끄는 기사가 바로 황 교수와 노성일 미즈메디 병원장이 줄기세포 존재 여부 등을 놓고 정면충돌했던 지난 17일자 뉴욕타임스(NYT)의 사설이었다.

NYT는 "황우석 사태가 한국의 젊은 과학자들과 언론인들에 의해 폭로된 것"이며 "이는 한국의 과학과 언론이 독립성을 갖고 활발하게 살아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한 연구팀의 잘못이 급속히 발전하는 과학 분야의 유망성, 즉 한국내 줄기세포연구 및 치료용 복제 연구 가속화의 중요성을 감퇴시켜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29일에는 파이낸셜 타임스(FT)가 이와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FT는 황교수의 논문 조작 사건이 전세계적으로 과학에 대한 대중적, 정치적 인식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과학연구 지원에 대한 정치권의 신뢰가 계속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FT는 과학과 정치가 조화를 이루는데 있어 가장 큰 문제점은 많은 과학적 이슈들이 선거 주기보다 훨씬 더 긴 연구기간이 필요하다는 점이며 이로 인해 과학자들이 실제보다 빨리 실용화가 가능한 것 처럼 보이게 속임수를 쓰고 있다고 분석했다.

FT는 황교수 연구팀이 줄기세포 연구에 대해 홍보할 때 파킨슨병이나 당뇨와 같은 만성 질환 치료가 곧 이뤄질 것처럼 느껴졌으나 실제로 20년 안에 어떠한 성과를 이루기는 현실적으로 불가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학자들의 열정은 이해가 되지만 장기적인 측면에서 과장에 의해 명성을 얻게 되면 연구가 더 힘겨워질 수 있다는 점을 배워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FT는 과학계와 정치권의 대화는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두 신문은 황우석 사태에도 정부가 줄기세포 연구에 있어 세계적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한국의 과학자들, 특히 젊은 과학자들을 육성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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