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디자인의 미학, 디자인의 힘

[기고] 디자인의 미학, 디자인의 힘

김진 LG전자 MC디자인연구소장
2006.01.18 11:41

아름다움. 미학에서의 미(美)라는 학문적 개념은 여러 가지를 초월하는 극상의 개념으로 아름다움 그 자체를 일컫는 것이다.

미학의 시조로 일컬어지는 A.G.바움가르텐은 이성적 인식에 비해 폄하되고 있던 감성적 인식을 다루는 학문을 에스테티카(Aesthetica), 즉 미학이라 명했다. 아름다움이란 것이 감성적 인식에 뿌리를 둔다는 것은 중요한 사실이다. 어떤 논리적 이유나 사고 과정없이 아름다운 것은 그저 아름답다고 '느껴지는' 것이다.

역시 감성을 바탕으로 한다지만 디자인에서 다루는 굿 디자인의 미학은 보편 타당하고 절대적인 것보다는 시간과 공간에 따라 영향을 받고 차이가 존재하는 게 사실이다. 미국사람들은 일반적으로 보수적인 색채에 튀지 않으면서도 튼튼하고 묵직해 보이는 디자인을 선호하고,유럽인들은 보다 세련된 형태와 유색 계열의 깔끔한 스타일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남미사람들은 보다 유기적인 형태에 강렬한 색상과 화려함을 선호한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가 해외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지역별로 다른 굿 디자인에 대한 인식과 감성을 충분히 이해하고 금기시하는 것들을 피해야 한다. 또 문화적 차이를 오히려 장점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것들을 발굴,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이처럼 문화권별로 디자인에 대한 감성이 상대적인 차이를 보이기는 하지만 여럿의 공통된 느낌이 모이면 절대적인 것으로 승화한다. 세기의 미인이라 불리는 아름다운 여성들은 누가 봐도 아름다운 것처럼 진정한 굿 디자인은 상대적 차이를 뛰어넘어 누가 봐도 좋은 느낌을 갖게 한다.

최근 LG를 비롯한 우리나라의 대기업 3곳이 미국의 저명한 브랜드 평가기관인 인터브랜드의 평가 순위 100위 안에 들어갔다는 뉴스를 접했다. 세계 시장에서 브랜드 가치를 조금이라도 높이기 위해 그간 우리나라의 기업들이 얼마나 피나는 노력을 경주해 왔는가를 돌이켜 보면 뜻 깊은 일이다.

많은 나라에서 고객의 주요 구매 결정 인자를 찾기 위한 소비자 조사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 브랜드와 가격, 기능이 엎치락뒤치락 1, 2, 3위를 차지하고 보통 그 뒤를 이어 디자인이 자리한다. 가격과 기능, 브랜드 가치가 동일하다고 전제하면 디자인은 고객의 구매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큰 요소인 것이다. 많은 기업이 제품 경쟁력에서 차지하는 디자인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하고는 하는데 이는 기능이나 성능, 가격의 수준이 비슷해지면서 제품 간 차별화가 어렵기 때문이다.

무릇 디자인이란 제품이 가지고 있는 모든 속성이 결집돼 나타나는 것이므로 디자인이 우수하면 나머지 요소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경우가 많다. 디자인에 의해 가격이 같은 경우 더 많은 구매를 이끌어내고, 심지어 값이 높아도 더 많은 구매를 유도하게 되면 이는 디자인에 의해 프리미엄이 형성된 경우 라고 볼 수 있다.

사람들은 새로운 디자인을 접할 때 누구나 확신이 부족해 약간의 머뭇거림이 있을 수 있는데 우리나라의 많은 굿 디자인 후보가 이렇게 사장된 예가 다수 있다. 하지만 그것을 '굿 디자인' '히트 디자인'으로 만들어내는 것이 브랜드를 포함 한 디자인 마케팅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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