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자동차 안으로 들어오는 엔터테인먼트

[기고]자동차 안으로 들어오는 엔터테인먼트

이규승 파인웍스 대표
2006.01.25 12:41

최근 에어버스가 새롭게 내놓은 프리미엄급 여객기 A380은 ‘하늘을 나는 호텔'이라고 불린다. 복층 구조의 널찍하고 쾌적한 여객실, 스낵바, 스포츠 센터, 쇼핑몰, 아이들을 위한 놀이공간, 인공폭포까지 갖추어져 있는 A380 모델은 교통 수단에 대한 기존의 관념을 뒤흔들어 놓는다.

엔터테인먼트 문화와 결합한 교통수단은 이제 목적지까지 가기 위한 ‘수단’이 아닌 교통수단 자체가 ‘목적지’로 변화하는 시대가 왔다.

이러한 트렌드는 비행기뿐만이 아니다. 일상생활에서 가장 친근한 교통수단인 자동차에도 강력하게 불고 있다. 펀(fun) 코드가 결합됨으로써 차는 업무와 여가를 위한 이동 수단이 아닌, 나만을 위한 하나의 휴식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이제 사람들은 목적지까지 가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동차 자체를 목적지로 삼고 즐기는 것을 심심찮게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새로운 자동차 라이프 스타일의 주체는 ‘재미있는’ 정보기술(IT) 제품들의 독무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내비게이션이다. 내비게이션은 더 이상 길만 찾아주는 역할에 머물지 않고 첨단 멀티미디어를 통해 인간이 자동차 안에서 향유할 수 있는 각종 정보와 오락거리들을 제공하고 있다. 어느새 일상 생활 속에서 ‘첨단 IT 엔터테이너’로 자리잡아 가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지난해 말 본격적으로 막을 올린 지상파 DMB 서비스까지 내비게이션 안으로 흡수되면서 이 기기가 휴대용동영상플레이어(PMP)나 휴대폰 못지 않은 발군의 매력으로 소비자를 유혹할 것이 분명하다.

올해 초 열린 CES에서 빌 게이츠는 2006년이 새로운 디지털 생활 양식 전파의 해가 될 것이라고 예언했다. 길안내, 첨단 멀티미디어 서비스, 실시간 텔레매틱스 등이 가미된 차세대 내비게이션의 등장은 ‘모바일 엔터테인먼트 스페이스’로 자동차를 만들어 줄 것이며 빌 게이츠가 말한대로 새로운 디지털 생활 양식을 만들어 줄 것이다.

자신의 삶의 가치를 발현할 수 있는 아지트를 갈구하는 젊은 세대들은 어디론가 차를 몰고 가 멋진 자연 풍경을 배경으로 좋아하는 영화, 음악을 즐길 것이며 이는 패션, 라이프 사이클과 함께 하나의 정체성 표현 도구가 될 것이다.

이와 같이 디지털 컨버전스로 탄생한 IT기기들이 불러오는 디지털 생활 양식 혁명은 각 개인에서 자동차로, 그리고 우리의 생활 저변으로 신속하고 광범위하게 확대되고 있다. 또한 이러한 변화는 앞으로도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 제품들로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그것은 우리에게 편리하고 안락한 생활을 만들어 줄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새로운 기기의 확대와 이에 따른 새로운 문화의 유행은 안전성, 윤리성과 같은 문제점도 필연적으로 동반할 것이다. 그 해결책도 아날로그 시대와 비교할 때 매우 심한 진통을 겪고 도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장애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라이프를 향한 욕망과 변화는 지속될 것이 확실하다. 따라서 디지털 시대의 한 중심에 있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은 이러한 변화에 대한 저지가 아닌, 디지털 폭풍 속에서 인간으로서의 주체성을 잃지 않는 ‘마음 속의 내비게이션’이 아닐까한다. 기기에 예속되지 않는 참다운 가치관의 정립은 디지털 시대에 더 중요해지고 있는 것이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