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MS에 휘둘리는 IT강국

[기자수첩] MS에 휘둘리는 IT강국

성연광 기자
2006.01.25 11:48

지난해 우리나라 정부의 끈질긴 요청에도 불구하고 `윈도98'에 대한 보안 서비스 중단을 강행한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이번에는 인터넷 익스플로러(IE)의 기능을 일방적으로 수정키로해 국내 인터넷기업들과 웹 개발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그동안 IE 브라우저 사용자 환경에 맞춰 웹 서비스를 운영해왔던 많은 국내 기업들은 오는 4월까지 기존의 웹페이지 소스를 일일이 수정해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할 판이다.

이에 대해 MS측은 웹 브라우저 설계변경에 따른 영향이 현재 국내 개발자들이 우려하는 것보다는 훨씬 적을 것이며, 4월까지 한국지사에서 기업들의 웹페이지 수정작업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이번 브라우저 설계변경이 MS의 주장처럼 별다른 영향없이 지나갈지 여부는 다음달 1차 패치가 적용된 이후에 알 수 있겠지만, 국내 기업들은 좀처럼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는 분위기다.

과거 MS가 윈도XP 서비스팩(SP) 2버전을 내놓을 당시에도 그랬다. 브라우저에서 팝업창과 액티브X 컨트롤 창이 직접 뜨지 못하도록 차단하는 새로운 기능 때문에 국내 기관과 기업들이 크게 반발한 바 있다. 인터넷뱅킹 등 주요 서비스 확산에 영향을 줄 것이란 우려에서다.

물론, 윈도XP SP2버전으로 PC 사용자 입장에선 원치않는 프로그램 설치나 팝업으로부터 해방됐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없지 않지만, 이미 MS 브라우저(IE) 환경에 맞춰 모든 인터넷 서비스를 운영해온 국내기업들을 당혹시키기에는 충분했다.

이같은 일련의 정책을 놓고 "MS가 한국의 IT 환경을 너무 도외시하는 것 아니냐"는 비난여론도 일고 있지만, MS의 OS(운영체제)나 브라우저(IE)만을 고집해온 국내 이용자와 기업, 기관들도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우리 스스로 MS에 대한 종속을 심화시키다보니 MS가 구형 OS에 대한 보안패치를 중단하거나, 새로운 브라우저를 내놓을 때마다 국가적인 혼선을 겪고 있는 것.

얼마 전 윈도98 보안 서비스 중단에 따른 후속조치로 국가정보원, 재정경제부, 정보통신부 등 6개 정부부처가 부처회의를 열고 한국형 리눅스 등 공개 SW를 적극 활성화하기로 대책을 논의했다는 소식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특정 기업에 휘둘리는 'IT 강국'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보다 중장기적인 대안 모색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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