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FTA는 양날의 칼

[기자수첩]FTA는 양날의 칼

이경호 기자
2006.01.30 16:55

우리나라와 미국간 자유무역협정(FTA)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르면 연말 늦어도 내년 3월까지 FTA가 체결될 전망이다.

FTA가 발효되면 양국 사이에 거래되는 물품 가운데 90%는 10년 안에 관세가 폐지된다.

이렇게 되면 전기 전자 등 주요 대미 수출품은 세금이 줄어 가격인하 효과가 생긴다. 일본 중국 등 외국 제품에 비해 우리 수출품의 경쟁력이 높아지는 것이다.

이로 인해 국내 일자리는 10만개, 국내총생산(GDP)은 13조원 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기대하고 있다. 비율로 환산하면 대미 수출은 12~17%, 연간 성장률은 2% 정도 증가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단순 수치로 계산할 경우 연간 2% 가량 성장률이 더해지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7%대로 뛰어 오른다. 이 수치대로라면 우리는 경제의 난제, '성장의 정체'에서 벗어날 수도 있다.

이웃 일본이 광우병 우려로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을 다시 금지하는 사이에 미산 쇠고기의 국내 수입을 허용한 것은 이와 같이 FTA로 인한 성장의 매력 때문일 것이다. 반발이 여전한 데도 국산 영화의 의무 상영일수(스크린쿼터)를 절반 가량 줄인 것도 이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국가의 신인도 제고와 외국인의 투자확대 등 FTA의 간접 효과도 모두 생산성의 향상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FTA는 매력적이다.

그럼에도 우리가 FTA를 섣불리 택하기 어려운 것은 부작용 때문이다. 농산물 시장이 완전 개방되면 8만개의 일자리가 줄고, 생산은 8조원 가량 감소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이 예측대로라면 전기 전자 등 경쟁력이 높은 부문에서 늘어나는 고용과 생산은 농산물 등 경쟁력이 약한 부문에서 상당 부분 상쇄된다.

개방으로 산업의 구조조정이 앞당겨지고, 시장의 경쟁력은 높아질 수 있다. 그러나 반대로 소위 '팽' 당하는 기업가와 노동자들의 사회적 갈등으로 인해 시장의 경쟁력은 더욱 악화될 수도 있다. FTA의 결과를 예측하기에는 너무 가변적이다.

우리도 스위스와 같이 미국과 FTA를 거부하고 시간을 좀 더 벌 수 있다. 하지만 FTA가 대세라면 우리의 경제 구조로 볼 때 영원히 거부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빗장을 완전히 열기 전에 철저히 사전 준비를 하는 게 최선의 선택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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