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 1400의 벽이 높아 보인다. 가격 부담이 생긴 위치까지 오른데다 원/달러 환율이 임계치 수준까지 떨어지고 수출 지표가 악화된 것으로 나타나자 성급한 운용사에서는 포지션을 줄이는데 바쁜 모습이다.
지수 낙폭이 10포인트 내외로 제한돼 하락이 완만해 보이지만 하락 종목수가 상승 종목수의 두 배를 훌쩍 넘고 있다.
지난주 나타난 반등이 과매도를 해소하는 선에서 제한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이 맞아들어가는 분위기다.
환율 더이상 방심해선 곤란하다
원/달러 환율이 1000원 아래로 떨어졌을 때도 시장은 이에 개의치 않았다. 기업들이 세계 시장에서 브랜드 파워를 갖추고 있고 환 리스크에 대한 방어 능력도 갖추고 있어 원화 가치가 상승한다 해도 과거와 같은 충격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투자자들을 안심시켰다.
여기에 외환 당국의 개입으로 환율 하락이 일정 수준에서 제한될 것이라는 기대도 환율 하락에 대한 경각심을 무디게 했다.
하지만 원화 강세에 따른 파장은 1월 수출 지표에서 곧바로 드러났다. 지난달 수출은 4.3% 증가하는데 그쳤다. 수출 증가율이 7개월만에 한 자릿수로 떨어졌고, 원/달러 환율 하락이 원인을 제공했다. 반면 1월 수입은 17.6% 증가해 무역수지가 5억9000만달러에 그쳤다.
이날 장중 원/달러 환율은 950원 선으로 밀렸다. 무역수지 악화 소식에 환율은 960원 선을 회복했지만 전문가들이 임계치로 보는 950원 선까지 빠르게 하락한 점에서 긴장을 늦추기 힘들다.
장득수 태광투신 상무는 "환율 하락이 전반적인 기업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측면이 없지 않지만 방심하고 있을 수는 없다"며 "외국인이 주식을 팔면 환율이 다시 오를 것이라는 기대나 원화 강세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라는 낙관은 더이상 곤란하다"고 강조했다.
모멘텀은 약하고 악재에 민감해진다
1일 장중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1.66포인트 떨어진 1388.17을 나타내고 있다. 외국인이 9일째 순매수를 이어가고 있어 지수 하락이 완만해 보이지만 하락 종목수가 563개에 달하는 반면 상승 종목은 150여개에 그쳐 체감 지수는 더 낮을 수 있다.
수급이 중립을 유지하는 가운데 가격 수준이나 경제 지표 전망이 부담을 높이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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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전문가는 적극적인 매수보다 수익률 관리에 치중할 것을 주문하고 있으며, 실제로 일부 운용사는 포지션 정리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외국인이 순매수하고 있지만 규모가 축소됐고, 기관은 확실하게 보수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며 "외국인이 1400선에서 적극적인 매수에 나설 이유가 크지 않고, 이 때 기관의 대응이 지수 방향성을 결정할 수 있는데 현재로서는 외국인의 빈자리를 채우려는 의지가 약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1월 중순의 급락 과정에서 유가 상승과 환율 하락 등 악재를 인식했다면 이달 들어서는 기존의 악재에 대해 투자자들이 더 민감하게 움직이는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신동준 BIBR 인랩스 이사는 "여기서 장세가 꺾이면 당분간 상승 추세로 복귀하기 힘들어질 것"이라며 "수출 지표가 악화된 것을 포함해 미국 1분기 GDP 추정치나 ISM제조업지수 등 경제 지표가 나빠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추가 상승을 기대할 만한 모멘텀도 보이지 않고, 경제 지표가 악화되면서 상승 추세가 꺾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증시가 다시 내림세로 돌아서더라도 낙폭이 1300선 근처에서 제한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강현철 연구위원은 "지수가 1300선 초중반대까지 밀릴 때 외국인 매수를 예상한 기관의 선취매가 나올 수 있어 밀려도 크게 꺾일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