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점도 고점도 불확실한 가운데 주식시장이 혼조 양상을 보이고 있다.
2일 장 초반 소폭이나마 반등했던 증시는 다시 내림세로 반전, 불안한 심리를 반영하고 있다. 9일 동안 2조원 이상 공격적으로 매수했던 외국인도 매도우위로 돌아서 수급마저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시장이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지만 한 가지 다행스러운 점은 최근 2주 가량 급등락하며 나타났던 쏠림현상이 진정되고 있다는 점이다.
코스피지수는 오전 11시10분 현재 전날보다 13.51포인트 내린 1362.46을 기록중이며, 코스닥지수는 3.10포인트 내린 658.03을 나타내고 있다.
당분간 악재 반영 필요
전날 950원 선으로 떨어졌던 환율이 반등, 980원에 근접하고 있고 국제 유가도 큰 폭으로 떨어졌지만 시장에 힘을 실어주지 못하고 있다. 다우존스지수가 1만900선을 회복했고, 일본 닛케이평균주가가 1% 이상 오르는 등 해외 증시가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냉각된 심리가 돌아서지 않는 모습이다.
수급과 심리가 불안한 가운데 파장을 가져올 수 있는 요인들이 버티고 있어 당분간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거시경제 변수와 미국 금리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 공급 물량 확대 요인 등 시장에 파장을 몰아올 수 있는 요인들이 상승 발목을 잡고 있다"며 "시장은 저점과 고점이 어디인지 확인하고 싶어 하지만 당분간 불안한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중립적인 시나리오를 가정한다면 20일과 60일 이동평균선에서 그동안 관심을 두지 않고 있던 악재를 반영하며 기간 조정을 보일 것"이라며 "하지만 일부 비관적인 투자가들의 예상대로 직전 저점이 깨질 경우라면 힘든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승우 키움닷컴증권 애널리스트도 "가까운 시일 안에 지수가 1400선에 안착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며 "급등락이 지속되기보다는 미세조정이 나타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10일만에 순매도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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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급락하던 지수를 단숨에 1400까지 끌어올린 것은 외국인이었다. 외국인은 전날까지 9거래일 연속 2조4000억원 가량 순매수하며 기관의 빈자리를 채웠다.
하지만 외국인은 10일만에 매도우위로 전환, 장중 코스피시장에서 500억원 가량 순매도하고 있다. 단기간에 대규모 순매수한 사실을 감안하면 시장을 흔들어 놓을 만큼 강한 매도가 아니지만 시장이 워낙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는 터라 수급 공백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
외국인은 금융주를 200억원 가량 순매도중이며, 유통업(141억원) 전기전자(37억원) 운수창고(70억원) 등을 중심으로 '팔자'에 나섰다.
이날 외국인 매도는 차익실현이라는 해석과 그동안 대규모 저가 매수에 나섰던 '큰손'이 살만큼 사들인 후 매수를 접은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오현석 연구위원은 "최근 외국인의 매수 공세는 미국 캘퍼스와 같은 거대 기관이 삼성전자를 포함한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대규모로 사들인 것으로 보인다"며 "9일 동안의 집중적인 매수를 외국인의 전반적인 시각으로 연결짓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이상원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2주 연속 해외 뮤추얼펀드 자금 유입 규모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외국인 매수 강도가 약화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기관, 움츠린 이유는
외국인이 공격적인 매수 포지션을 정리할 경우 기관이 그 공백을 채우지 못하면 수급을 배경으로 한 반등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기관은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259억원 순매도중이며, 코스닥시장에서도 330억원 순매도하고 있다. 특히 코스닥시장에서 기관은 12일 연속 매도우위를 보이고 있다.
기관이 몸을 크게 낮춘데 대해 시장 전문가들은 가격 부담과 국내외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 자금 유입 속도 둔화, 환매에 대비한 현금 확보 등의 이유를 제시하고 있다.
이승우 애널리스트는 "급락 당시 대규모 환매가 발생한 것은 아니지만 이후 주식형펀드의 자금 유입 속도가 줄었다"며 "환매 사태에 대비해 기관이 현금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적극적인 매수를 자제하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개인보다는 법인의 환매 가능성을 우려하는 의견도 있다. 주식형펀드로 유입되는 자금의 규모에만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사실 법인이나 연기금 등에서 기관으로 아웃소싱한 자금의 흐름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오현석 연구위원은 "주식형펀드의 자금 유입 둔화만으로 설명하기에는 최근 기관 매도의 지속성이 크다"며 "연기금이나 보험사들이 아웃소싱한 자금을 회수하려는 움직임 때문에 기관들이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