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식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대세상승의 확신이 가득하던 시장이 어느덧 불안과 공포에 휩싸여 있다. 지난 2일 급등과 급락을 오가는 롤러코스터 장세로 놀라게 하더니 3일에는 개장초부터 무섭게 떨어져 투자자들의 가슴을 써늘하게 했다.
상승을 주도하던 기관이 차갑게 물량을 내던져 여느 하락과는 다른 분위기였다. 전문가들의 반응도 달라졌다. 아직 대세상승은 살아있다고 하던 1월의 여유를 더이상 찾아보기 어려웠다. 최근 부쩍 ‘펀드 깨야 하냐’고 걱정스럽게 물어오던 사람들이 떠올랐다. 한푼 두푼 아껴서 적립식펀드로 목돈 한번 모아보겠다던 월급쟁이들이다. 이렇게 또 시장에 배신당해야 하나?
이날 점심에 이영탁 증권선물거래소 이사장과 식사자리가 있었다. 당연히 시장불안이 화제로 떠올랐다. “주가, 떨어지기도 하고 오르기도 하는 거지. 증권선물거래소는 거래가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시스템을 구축하면 되는 거고, 사실 거래소의 1차 고객은 증권사고 투자자는 2차 고객이라고…” 태연한 이 이사장의 발언이 거슬리긴 했지만 그럴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거래소 이사장이 주가등락에 연연할 필요는 없으니까.
“미수금제도가 시장불안을 낳고 있다는 지적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기자의 질문에 이 이사장은 “그건 언론이 잘못 알고 쓰고 있어요. 이틀 후에 대금결제가 이뤄지니까 미수금은 발생할수 밖에 없죠. 거래가 늘면 미수금은 당연히 늘어나는 겁니다.”
“그게 아니고 증권사들이 도입한 차등증거금제도가 과도한 매매를 부추겨 일부 개인은 깡통까지 차고 있다는 비판을 묻는 겁니다.” “글쎄요. 그렇게 보고 받지 않았는데, 사실 나는 전문적인 데까지 들어가면 잘 모릅니다.”
차등증거금제도가 거래소 이사장의 전문영역에 속하는지 잘 모르겠다. 최고경영자가 알아야할 영역을 일률적으로 재단하기는 어려운 사안이니까. 하지만 최소한 투자자들의 아픔을 알고 가슴으로 느끼는 그런 이사장을 갖고 싶다면 너무 큰 희망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