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와대와 정부가 항상 하는 말이 있다. 다름아닌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정책을 펴겠다는 것이다.
중장기 조세개혁 방안을 마련하면서도 정부는 이 점을 강조했다. 조세개혁은 복지재원을 확충해 중산층 이하의 서민들에게 혜택을 주는 것이라고.
하지만 소수공제자 추가공제 폐지, 부가가치세 확대 등 윤곽이 드러난 조세개혁 방안에 대해 월급쟁이들은 분노하고 있다. 자신에게 돌아오는 혜택은 찾아볼 수 없고 세부담만 급증하기 때문이다.
자신을 중산층 이하라고 생각하는 대부분의 월급쟁이는 이 시점에서 정부에 묻고 싶은 말이 있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조세개혁이냐고.
최근 맞벌이 부부의 세부담 문제가 불거졌을 때 재정경제부 관료는 "선진국 수준의 복지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누군가의 희생이 불가피하다"고 말하면서 정부가 판단하는 중산층 가구의 기준을 제시했다.
부부 합산 연간 근로소득이 5160만원(세전)이면 중산층에 해당하고, 그 이상이면 고소득층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5160만원 이상 버는 상대적 고소득층이 희생해야 하며, 이들에게는 추가공제 폐지가 별 부담이 안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부부 합산 근로소득이 5200만원인 맞벌이 부부의 경우 소득세와 건강보험료 고용보험료 등을 제외하면 실제 월 수령액은 350만원 내외에 불과하다. 더욱이 전세를 살고 있다면 연 5200만원을 벌더라도 집값 급등에 한숨을 내쉴 수밖에 없다.
생활비와 보육료 등을 제하고 나면 저축할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이런 현실을 감안하지 않고 이들에게 세금을 더 내라고 하는 것은 잔인한 짓이다.
중장기 조세개혁 방안에 대해 각계각층의 반발이 잇따르자 정부는 발표를 6월 이후로 연기했다. 세목신설과 세율인상을 제외한 모든 세제를 검토하기에 앞서 중산층 이하의 기준부터 다시 정해야할 것이다. 또한 손쉽게 거둘 수 있는 세금을 찾기보다는 세제개편과 관련해 국민들이 원하는 게 진정 무엇인지 깨달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