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신한은행장 선임에 금융권의 관심이 집중됐던 지난 13일 뜻밖의 기사 하나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지난해 조흥은행 직원들의 양도성예금증서(CD) 횡령사고와 관련, 중징계를 받은 최동수 조흥은행장이 서울행정법원에 금융감독원장을 상대로 한 문책경고 취소소송을 제기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감독당국의 징계에 대해 시중은행장이 법적 대응으로 맞선 것 자체도 이례적이지만 신한-조흥 통합은행 출범을 앞두고 최 행장의 거취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가 오가는 상황이어서 더욱 관심을 끌었습니다.
최 행장은 지난해 7월 국민은행과 조흥은행 직원이 공모해 발생한 대규모 CD사고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문책 경고'라는 중징계를 받았습니다. 당시 사고 규모는 국민은행이 컸지만 주의적 경고를 두 차례 받은 전력이 있는 최 행장에게 더 무거운 징계가 내려졌다는 것이 금감원 측의 설명이었습니다.
징계로 인해 최 행장은 통합은행장 후보군에서 완전히 탈락했습니다. 조흥은행 직원들을 다독이며 2년 이상 은행을 이끌어온 최 행장의 노고를 잘 아는 금융권 사람들 사이에선 동정론이 적지 않았습니다. 신한지주 측도 통합은행 출범 후 행장이나 정식 임원 자리는 어쩔 수 없더라도 고문 등의 형식으로 최 행장을 감싸안을 준비를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최 행장이 소송을 통한 `명예회복'이란 마지막 카드를 꺼내든 것입니다. 최 행장의 소송 사실이 알려지면서 신한지주는 상당히 당황해하는 모습입니다. 감독당국에 이의를 제기한 사람을 지주사의 주요 자리에 앉히는 것이 아무래도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이 같은 역학관계를 최 행장도 모를 리 없다는 점에서 그가 신한지주와 결별 수순을 밟고 있다는 추측도 나옵니다. 최 행장이 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 또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할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다만 신한지주와 최 행장이 감정의 골을 남기는 일은 없었으면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조금 섭섭한 점이 있더라도 신한지주가 먼저 최 행장의 결단을 존중하고 밀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통합 신한은행이 이 자리에 오기까지 최 행장의 공이 적지 않다는 점은 누구보다 신한지주 측이 잘 알고 있을 터입니다. 최 행장에 대한 배려는 통합 신한은행이 내건 신한은행과 조흥은행 간의 화학적 통합이란 지상과제를 조금이라도 더 빨리 이끌어내는 데도 훌륭한 자양분이 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