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학교 박동규 경영학과 교수
최근 공공-민간 합동형 프로젝트파이낸싱 사업(이하 합동형 PF사업)이 활기를 띠고 있다. 한국토지공사 등 공기업과 민간기업이 공동 출자해 주식회사 형태의 특수목적법인(SPC)을 별도 설립하고 이 회사가 주체가 되어 사업계획 수립에서 자금조달, 사업관리, 완공까지 사업 전과정을 책임지는 공공-민간 합동개발 형태의 개발방식이 늘고 있는 것이다.
토지공사 등 공기업들은 1980년 택지개발촉진법 제정 이후 자체적으로 개발계획을 수립해 택지를 개발, 토지이용계획에 따라 용도 및 필지를 구분해 민간업자에게 매각하는 택지개발 사업을 주로 수행해 왔다. 택지개발사업은 주택보급 확대를 통해 주택난을 해소하고 도시를 계획적으로 개발하는 등 순기능이 있지만 사회환경 변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문제점도 있다. 특히 입주 초기에는 생활편의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입주민들이 불편을 겪거나 필지 단위 민간개발에 따른 상업판매 시설이 난립하기도 한다.
합동형 PF사업은 이같은 택지개발사업의 문제점과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자리잡고 있다. 합동형 PF사업이 도입되기 전인 1기 신도시의 경우 아파트 입주와 편의시설 입점 기간 차이가 매우 컸다. 분당은 5년 2개월, 일산은 2년 1개월에 달했는데 이는 상업시설 수익성 확보를 위해 아파트 입주가 시작되는 단계에 편의시설 투자가 이뤄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합동형 PF사업을 도입한 용인 죽전과 동백지구의 경우 아파트와 편의시설 입주 기간은 1년6개월로 단축됐다. 그만큼 입주 초기 주민들의 불편을 덜 수 있게된 셈이다.
또 최근의 도시개발 흐름을 살펴보면 소득수준 향상ㆍ삶의 질에 대한 관심 증대 등 사회ㆍ경제ㆍ문화적 환경변화에 따라 도시개발 방향도 변화되고 있다. 수익성 위주의 소규모 개별 필지 사업은 개발은 공간ㆍ시설간 연계이용이 곤란한데다 개방 공간 부족, 지역적 특성을 반영한 차별화 미흡 등 문제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없기 때문이다.
택지개발사업도 과거에는 주택 대량공급을 위해 수평적ㆍ양적 개발 방식이 주를 이뤘으나 최근에는 도로ㆍ공원ㆍ쇼핑ㆍ문화ㆍ교육시설 등 기본 인프라를 비롯해 자족기능 확보를 위한 전략적 핵심시설까지 유치하는 등 입체적ㆍ질적 개발방식으로 전환됐다. 합동형 PF사업은 이같은 도시개발 패턴 변화에 부응해 택지개발사업을 한 단계 높이는 랜드마크 개발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합동형 PF사업 역시 구조 및 형태의 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PF사업 참여 민간사업자는 우량 토지를 제한적 경쟁으로 확보할 수 있고, PF사업 주체인 SPC에 출자한 민간사업자의 지분이 상대적으로 높아 개발이익의 대부분이 민간사업자의 몫으로 돌아갈 수 있다. 민간사업자는 사업주체로 참여하는 동시에 사업과 관련한 건축ㆍ분양 등을 맡아서 수행하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민간사업자 중 건설업체 등 전략적 투자자보다는 재무적 투자자의 지분확대가 요구된다. 사업을 주도하는 공기업은 사업의 공적기능을 확보하고 민간이해 조정의 균형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대부분 공기업 출신인 합동형 PF사업 추진 업체의 대표이사 및 임원은 전문 경영인 위주로 선발해야 한다. 특히 대표이사는 공모를 통해 선임하는 등 사업의 효율적인 추진과 투명한 조직ㆍ인사관리가 이뤄지도록 하는 것도 선결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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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형 PF사업은 수주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설시장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공공부문의 공익성과 민간부문의 수익성 확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을 해 나가면서 보다 다양한 형태의 합동형 PF사업들이 시장에 나올 것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