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이 항만 운영권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안보 갈등에 휩싸였다.
뉴욕과 볼티모어 등 동부 6개 항만의 운영권을 가진 영국 국적 P&O사를 아랍에미레이트(UAE) 소재 두바이포트월드에 파는 문제로 부시 대통령과 의회가 극한 대립을 벌이고 있다.
의회는 9·11테러 당시 두바이가 테러리스트들의 거점으로 이용됐고, 최근에도 북한과 리비아 등에 핵관련 무기를 수출하는 통로가 되고 있다는 이유로 매각에 반대 입장이다. 특히 의회는 아랍권 테러리스트들의 미 본토 침입이 용이해질 것이라며 미국인들의 안보 강박증을 부추기고 있다.
부시는 그러나 두바이가 아랍 국가라는 이유 만으로 매각을 반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매각을 관철시키려 하고 있다.
안보 갈등이 심화되자 부시와 두바이포트월드는 일단 한 발 물러서 의회의 자체 조사를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의회의 격렬한 반대에도 부시가 매각에 적극적인 이유는 UAE가 중요한 무역 파트너이기 때문이다. 아랍권의 주요 동맹국인 UAE는 미국으로부터 무기를 가장 많이 사 가는 중동 국가로 올해만 19억달러에 달하는 무기를 구매할 예정이다. 미국은 또 두바이의 넘쳐나는 오일 달러가 미국으로 흘러들기를 바라고 있다.
정치적인 이유도 크다. 이라크, 이란 사태로 아랍권의 미국에 대한 감정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아랍권 동맹국의 지지를 얻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의회가 안보를 이유로 발목을 잡고 있으니 부시로서는 답답하기 그지없는 상황이다. 월가의 금융기관들도 이번 사태가 악화될 경우 중동 자금이 빠져나갈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이 정치 쟁점화 하고 있어 상황은 좋지 않다. 여당인 공화당마저 안보에 있어서만큼은 절대 양보할 수 없다며 부시를 수세로 몰아넣고 있다.
미국에 안보 강박증을 불러 일으킨 장본인이 바로 부시다. 자승자박에 빠진 부시가 어떤 해법을 내놓을 지 국제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