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경쟁 정책 재점검 할 때..글로벌 경쟁 '거시적 틀' 필요

1990년대 중반부터 이동통신 확산으로 불붙기 시작한 통신 및 정보산업의 급성장은 우리 산업구조를 급격히 융합화-서비스화하고 있다.
제조업은 외환위기(IMF) 이후부터 환율정책 등에 의해 더욱 수출 지향으로 유도되면서 중소기업의 주된 활동무대인 내수시장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를 완화 해소하기 위해 중소기업에 자금, 기술, 인력, 판로 등의 다각적 지원을 확대하고 있으나 이러한 정책의지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개선의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최근 환율이 강세로 돌아서자 수출 가격의 경쟁력 약화를 극복해야 한다는 구실로 중소 납품업체들에 많은 부담이 전가될 수 있으며 이는 양극화(이중구조화)를 또 한 차례 심화시킬 것이다.
양극화 추세를 타파하기 위한 새로운 시각과 분석이 절실히 필요한 현재, 당연히 중소기업에 유리할 것으로 전제하는 공정경쟁 정책도 엄밀한 점검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중소기업에 대한 정책 지원이 아무리 많아도 기업간 거래에서 협상력에 영향을 크게 미치는 시장의 경쟁마당이 대-중소기업 간에 공정하지 않다면 시장의 힘은 결국 이중구조-양극화를 확대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마치 축구장이 대기업에 유리하고 중소기업에 불리하게 비탈진 것과 같다. 축구심판이 선수 간의 파울을 아무리 공정하게 심판하더라도 축구장이 비탈졌다면 아무 의미가 없다.
국민경제라는 시장 전체에서 보는 이중구조-양극화 현상에 공정경쟁의 감시가 과연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분석하고 필요하다면 개선책을 마련하는 것이 좋다. 대-중소기업의 공정경쟁 문제는 흔히 하도급 거래의 공정성으로 압축되지만 이에 한정해서는 안되며 공정거래정책 전반을 다시 검토해야 한다.
돌이켜보면 80년대에 결정된 공정경쟁 정책의 골격은 개별적이고 좁은 시장(일정한 거래분야)에서 폐해에 대한 규제와 대기업집단의 규제로 대별되면서 약간의 수정과 변화 속에 계속 유지돼왔다.
대기업집단의 규제를 오랫동안 지속하는 것이 대기업에는 폐해 규제와 함께 이중적-차별적 규제가 되는 우려(수출경쟁력의 약화 등)를 낳고 특정 시장에서의 대기업 행동(M&A 등)에 대한 공정경쟁 감시를 느슨하게 하는 이유를 제공했다고 본다. 대기업집단의 시장행동은 우리 경제의 해외경쟁력과 맞물리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두 가지 규제를 동시에 엄격히 강화하기도 사실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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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0년 사이에 일어난 시장의 융합화, 서비스화, 지식화 과정에서 대기업에 특정 사안별로 폐해규제 원칙을 적용한 것이 충분하고도 적절한지 또는 양극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종합적인 점검이 없었던 것이 아쉽다.
개별적 공정거래 규제 조문(일정한 거래분야에서 특정한 규제요건)에 한정하는 법 위반 사례의 분석과 판단은 마치 나무의 잎만 보고 숲을 간과하는 것과 같다. 공정거래 규제제도를 전부 아우르는 넓은 시각에서 대-중소기업간 공정경쟁의 준수 틀을 마련하는 노력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