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칸의 KT&G 매수제안서=내부자거래"

"아이칸의 KT&G 매수제안서=내부자거래"

성보경 프론티어M&A회장
2006.03.07 10:21

[기고]성보경 프론티어M&A회장

KT&G의 경영권 분쟁을 관전해 보니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적대적 M&A에 참가한 플레이어들의 미숙함으로 인해 하나의 해프닝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의 기업사냥꾼 칼 아이칸과 스틸파트너스의 연합세력은 2일 "KT&G에 대해 주식 공개매수를 선언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금융감독원의 문의에 대한 답변서에서 "지난달 23일 KT&G측에 보낸 서신은 공개매수 서신이 아니라, 우호적인 협상을 통해 KT&G를 인수할 의향이 있으니 논의를 개시할 것을 제안하는 일종의 제안서"라고 밝혔다.

칼 아이칸이 주장한 것처럼 협상제안서가 언론에 공개되어 주가가 오르면 공개매수 가격이 높아지게 되어 칼 아이칸은 자금부담이 가중된다. 때문에 칼 아이칸의 KT&G에 대한 주식인수제안서는 공개매수 선언이라기 보다는 주식가격의 상승을 노리기 위한 행위라 할 수 있다. 물론 단순한 협상제안서라면 처벌이 곤란하다. 공개매수 서신이라면 감독기관에 보냈어야 한다. 하지만 주식가격을 높이기 위한 시장교란행위라면 유사공개매수 행위가 되어 법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칼 아이칸이 사용한 방법은 유사공개매수에 대한 규정이 없는 경우에 사용할 수 있는 적대적 M&A의 사전전략으로 시장을 교란 할 수 있는 효과가 충분히 있다. 유사공개매수의 규정이 있는 경우 처벌을 피하기 위해서는 이 서신은 공개매수에 대한 제안이 아니고 우호적인 협상을 위한 서신입니다 라는 것을 밝혀 시장을 교란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해야 한다. 또한 이 제안서가 시장에 유포되면 주식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비밀을 유지해 달라는 내용을 사용할 수도 있다. 이러한 내용이 없는 경우 피해자들의 고발에 의해 소송에 휘말릴 수가 있다.

칼 아이칸은 KT&G의 주요주주이다. 주요주주가 경영진을 상대로 자사주를 매입하겠다는 제안을 하는 것과 일반주주가 제안하는 것과는 엄격한 차이가 있다. 주요주주에 의한 베어 허그(Bear Hug)는 엄격한 법률적 행위이다. 그리고 주요주주는 내부자에 속하며, 자사주에 대해 경영진과 거래를 했다면 내부자 거래가 될 수 있다. 때문에 KT&G의 경영진들은 경영권 위협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내부자 거래(Inside Trading)를 할 수 없다는 뜻을 전달 했어야 했다. 이것이 KT&G의 경영진들의 미숙함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제안서 내용을 보면 공개매수를 하겠다는 의사가 정확하지 않다. 칼 아이칸의 제안서는 회사와 딜(Deal)을 하겠다는 의사표시를 한 것일 수 있다"고 밝혔다.

제안서는 "주식회사 상장주식에 대해 주당 6만원의 가격으로 회사주식(부연설명 : KT&G가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에 대한 인수를 제안합니다"라는 일부 문구에서 앞으로 공개매수를 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유추해볼 수 있는 정도다.

주식의 공개매수란 회사의 지배권 획득 또는 강화를 목적으로 주식의 매수희망자가 매수기간,가격,수량 등을 공개적으로 제시하고,유가증권시장 외에서 불특정다수의 주주로부터 주식을 매수하는 방법이다.

칼 아이칸이 KT&G가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를 사겠다고 제안을 했다면 불특정다수의 주주가 아닌 특정 1인에 대한 제안이기 때문에 공개매수요건을 갖추지 않아도 된다. 그런데 경영권에 대한 인수의지를 표현하였고, 공식적으로 위임장 확보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에 경영권 분쟁으로 유인하는 행위임에는 틀림이 없다.

칼 아이칸이 적대적 M&A 전문가들이 사용하는 법의 사각지대를 교묘하게 이용하는 전술을 사용하는 것을 보고 전문적인 전략전술을 경험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기대가 컸다. 그런데 여우와 같은 교묘함만 있었지 강력한 전략이 없는 것을 보고 실망하게 되었다.

소유와 경영이 분리되어 있는 상태에서 주요주주의 지위는 경영자와 협력적인 관계이냐 아니면 단순한 관계냐 적대적인 관계냐에 따라 기업지배구조는 다양하게 변화한다. 칼 아이칸과 같이 주요주주인 상태에서 단순한 협상제안서를 제시하여 협의한다는 것은 상당한 아이러니를 포함하고 있다.

칼 아이칸은 분명하게 외국 언론에 자신들의 행위에 대한 자료를 배포했다. 무슨 의도로 배포했을까? 칼 아이칸의 여론조성 방식에 대한 검토를 해보아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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