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부동산 정책과 '양치기 소년'

[기자수첩]부동산 정책과 '양치기 소년'

김경원 기자
2006.03.09 09:03

“정부 정책이요? 어떻게 바뀌든 관심없습니다.” 강남 대치동에 있는 한 중개업소에 들어서자 A사장이 대뜸 쏟아낸 푸념이다.

그는 “정부 정책이 발표되면 시장은 바로 적응하면서 매매호가를 상승시키고 있다”며 “그러면 정부는 또 대책이라면서 다른 정책을 발표한다”고 비판했다.

정부가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내는 부동산 대책을 성토하는 중개업자는 비단 A사장만이 아니다. 실제로 한나라당 박진 의원은 참여정부 들어 3년간 부동산 대책이 5주에 한번 꼴로 발표된 셈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현재 부동산 시장에서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이 도를 넘어서고 있는 분위기다.

정부정책에 대한 불신은 그동안 정부가 일관성을 잃은 모습을 자주 보여 준 결과다. 가장 최근에 경험한 무책임한 정책은 생애 첫 주택자금대출제도다. 지난해 11월초 2년만에 부활한 이 제도는 한 달에 한 번꼴로 바뀌었다.

시장에서는 “정책이 시행되면 무조건 처음에 신청해야 한다. 정부정책은 언제 바뀔지 모르기 때문에 무조건 과실을 따고 봐야한다"말이 나돌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판교신도시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아지는만큼 불신도 커지고 있다. 정부는 판교신도시의 25.7평 이하 아파트에 대해 10년간 전매를 제한키로 했다.

이에 대한 시장 반응이 차다. 과연 10년간 재산권 행사를 묶어 놓을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학습효과로 볼 때 입주 후 2∼3년이 지나면 주민들이 정부와 정치권에 압박을 가하고, 그러면 정부와 정치권은 어떤 식으로든 전매 제한 조치를 완화할 것이다"라는 목소리다.

이런 주장이 나온 이유는 간단하다. "환금성이 떨어진다"거나 "10년을 어떻게 기다리느냐"면서도 어차피 정책이 바뀔 예정(?)이기 때문에 판교에 찔러넣고 보자는 심리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시장의 신뢰 회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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