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랍에미리트(UAE) 국영기업 두바이포트월트(DPW)의 미국 항만 운영권 인수가 결국 무산됐다.
UAE가 미국의 대표적인 아랍 동맹국 중 하나이며 조지 W. 부시 미국 디통령도 대테러 전쟁 협력을 위해 UAE와의 관계구축이 필요하다고 역설했으나 자국의 기반시설을 아랍권에 내줄 수 없다는 의회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미국 의회가 안보문제를 이유로 외국 기업의 자국 기업 인수를 반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중국해양석유(CNOOC)가 미국 석유회사 유노칼 인수를 추진했으나 정치권 반대에 부딪혀 좌절된 사례가 있다.
DPW의 움직임에 대해 미 의회가 반대의 목소리를 처음 내놨을 때 부터 이번 사안이 유노칼 인수 좌절의 복사판이 될 것이라던 전문가들의 예상이 그대로 들어맞은 셈이다.
더구나 미국 의회는 DPW가 무릎을 꿇자 이번에는 항공산업 역시 안보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외국 기업에 넘겨줄 수 없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는 등 보호주의 움직임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그동안 미국 주요 언론들은 SK(주) 경영 참여를 시도했으나 실패한 소버린의 사례 등을 언급하며 한국의 이유없는 반(反) 외자정서를 비난해 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기업사냥꾼’ 칼 아이칸의 KT&G 인수 시도로 한국과 외국인 주주와의 관계가 진일보해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는 논리를 내세우기도 했다.
이어 한국 정부가 중립적인 입장을 견지하면서 아이칸의 인수제안을 주주들의 표대결에 맡기게 된다면 한국이 기업지배구조 문제에 있어 글로벌 스탠더드로 진일보했음을 과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중국 기업의 유노칼 인수 저지와 이번 DPW의 항만 인수권 무산으로 그동안 외국에 대해 시장 개방과 세계화를 강력히 요구해 왔던 미국의 태도가 전형적인 이중잣대임이 다시한번 입증됐다.
미국은 내가 하면 자국 산업보호이고 남이 하면 반세계화라는 심각한 이중잣대에 함몰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