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프랑스에서 실업정책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져 지구촌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사태는 청년실업률이 23%에 육박하는 프랑스보다는 낮지만 8~9%대를 지속하고 있는 우리 나라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을 것같아 전화를 돌렸다.
예상대로 프랑스 사태에 대한 국내 노사의 시각은 `아전인수' 격이었다. 국내 노동계와 재계는 각각 고용안정과 고용유연성에 방점을 찍으면서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사태를 해석했다.
경총 고위 관계자는 "고용유연성을 높이는 게 실업을 줄이는 방법이라는 것을 프랑스 정부가 뒤늦게 깨달았다"면서 "우리도 빨리 수량 및 기능적 고용유연성을 높여야 프랑스 같은 사태를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인사는 정반대의 지점에서 바라봤다. 그는 "프랑스처럼 고용유연성만 강조하다 보면 미조직화된 학생들이 프랑스 학생들처럼 자각해서 크게 저항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듣다보면 두 사람의 말은 다 옳다. "정규직이 과보호받고 있어 기업들이 사람을 안뽑는다"는 재계와 "고용유연성 확대는 해고의 확대만을 뜻하는 것"이라는 노동계의 주장 모두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하는 식과도 연결될 수 있다. 그래서 노사 대화는 항상 어려운 법이다. 서로간의 양해와 양보가 전제되지 않으면 파국으로 연결될 수 밖에 없다.
4월 임시국회 처리가 예정돼 있는 비정규직 법안 문제도 마찬가지였다. 노사가 1년6개월간 줄다리기를 했지만 결국 제3자인 정부 주도로 법안이 통과될 것이 기정사실화돼 있다.
이제 `시한폭탄'으로 불리는 노사관계 로드맵 논의 시점이 다가오면서 또한차례 `일진광풍'이 불어닥칠 것으로 보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 시점에서 먼 나라 프랑스에서 벌어진 일에 대한 편의적 해석만이 아닌 뻔히 예상할 수 있는 엄청난 사회적 비용 지출을 막기 위한 노사의 대타협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까. 프랑스나 우리 나라나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