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자본시장 통합법의 키는?

[기자수첩]자본시장 통합법의 키는?

전병윤 기자
2006.04.04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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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 통합법의 핵심은 IB(투자은행)나 자산관리가 아닌 금융업 간 판매력의 싸움입니다.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누가 많이 만들어 누가 가장 많이 팔 수 있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릴 것입니다."

증권업계의 화두인 자본시장 통합법에 대해 한 증권사 관계자는 다른 증권맨과 다른 해석을 내놓는다. 정부가 '한국의 골드만삭스'를 육성하겠다고 하고,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IB나 자산관리를 강화하겠다는 각오를 내세우고 있지만, 중요한 것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고객의 감동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차별화된 상품을 개발하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자본시장 통합법은 증권 및 자산운용회사에게 위기이자 기회다. 통합법은 상품개발의 포괄주 방식을 허용하고 증권과 자산운용 및 선물업의 벽을 허물도록 하고 있다. 각종 규제에 묶여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상품을 다양하게 만들어내지 못한 것은 과거의 일이 되고, 톡톡 튀는 아이디어만 있으면 고객을 감동시킬 수 있는 상품을 얼마든지 만들어 자유롭게 팔 수 있게 된다.

이런 변화에 한발 앞서 적응하는 회사는 남보다 더 발전할 수 있으나 우물쭈물하는 회사는 도태되어 생존마저 위협받게 될 것이다. 경쟁에서 뒤졌을 때 다독거려줄 정부의 보호막은 규제완화와 함께 사라지기 때문이다.

자본시장 통합법 시대의 경쟁력은 우수한 인재를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좌우된다. 날씨 변화나 범죄율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다양한 파생상품을 만들어 내려면 최신 재무이론은 물론 로켓공학이나 바이오ㆍIT관련 지식을 갖춘 인재가 필수불가결하다.

판매 능력도 중요하다. 지난해부터 불어닥친 적립식펀드 열풍에서 은행이 두각을 나타내면서 증권사는 엄청난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렸다. 최근들어 일부 증권사가 보험사를 인수하고 있는 것은 판매력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증권ㆍ자산운용업계는 상품을 다양하게 만들어 낼 수 있는 '상품 개발력'과 이를 잘 포장할 수 있는 마케팅능력, 그리고 판매를 극대화할 수 있는 영업력 강화라는 발등의 불을 맞이하고 있다. 은행과 계급장을 떼고 생존경쟁을 벌여 이겨야 한다는 위기의식 없이는 어느 것 한가지도 호락호락하지 않은 과제다.

자본력이 취약한 국내 증권사가 IB에 사활을 건다거나 자산운용사와의 통합으로 몸집을 불리겠다는 것 등, 현실성이 떨어지는 전략보다는 할 수 있는 분야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하도록 역량을 집중시키는 게 훨씬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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