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우량신용정보 제공, 금융사·고객 윈-윈

불량+우량신용정보 제공, 금융사·고객 윈-윈

대담=박정룡부장, 정리=반준환기자, 사진=박성기기자
2006.04.17 12:35

[머투초대석]김용덕 한국개인신용(KCB) 사장

2003년 카드대란으로 표출된 신용위기는 한국경제에 큰 충격파를 안겨줬다. 400만명에 이르는 신용불량자가 양산됐으며, 그 영향을 받지 않은 금융기관이 없을 정도였다. 단기성과에 욕심을 부리던 금융사의 경영행태, 소비자들의 경제능력 과신 등이 이유지만 착시현상을 바로잡아줄 수 있는 금융인프라가 없었다는 점도 중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경제주체의 신용도를 정확히 측정, 공유할 수 없었기 때문에 부실이 커졌다는 지적이다. 그 역할을 하는 곳이 크레디트뷰로(CB)다. CB란 은행이나 카드회사 등 금융기관들에서 개인고객들의 신용정보를 제공받아 가공, 분석해 다시 보내주는 역할을 한다.

국내에서 CB사업을 하는 업체는 한국신용평가정보 한국신용정보 등이 있으며, 대형 금융기관들이 공동출자한 한국개인신용(KCB)도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KCB의 경우 국내 금융소비자 80% 이상의 정보를 보유하고 있어 기대가 크다. `신용사회의 신호등' 역할을 수행하기에 여념이 없는 KCB 김용덕 사장(사진)을 만나 구상을 들어봤다.

―KCB와 기존 CB의 차이점은 무엇입니까.

▶그동안 한국의 CB는 부정적인 신용자료(네거티브 데이터)를 중심으로 관리해 왔습니다. 신용위기 재발을 막는데 1차적인 목적이 있다보니 연체대출 및 평균 연체일수, 복수대출, 현금서비스 등을 보고 신용도가 낮은 사람들을 추려내는데 중심을 뒀다는 것이지요. 또 기존 CB들로서는 우량정보(포지티브 데이터)의 확보가 쉽지 않은 점도 있습니다.

그러나 KCB는 우량정보까지 제공해 금융사뿐 아니라 개인고객에게도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고 있습니다. 금융사들은 우량고객에게 마케팅을 집중할 수 있고, 고객들은 신용도를 높여 보다 낮은 이자로 자금을 빌릴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특히 KCB는 현 대출규모와 신용상태 등을 나타내는 정적 단계를 넘어 개인의 신용상태와 대출상환 의지 및 능력 등 신용도의 변화를 파악할 수 있는 동적인 정보까지 서비스 수준을 높일 계획입니다.

―본격 서비스가 다소 늦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만.

▶CB서비스는 신용보고서(크레디트 리포트)와 신용평점(크레디트 스코어) 2가지입니다. 크레디트 리포트는 대출현황, 연체규모 및 일수, 신용카드 보유 장수, 세금 납부 실적 등 현재 개인고객이 처한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것입니다. 크레디트 스코어는 크레디트 리포트 및 여타 자료를 토대로 개인고객의 신용수준을 점수화하는 분석수단입니다.

따라서 본격 서비스는 크레디트 스코어에서 시작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크레디트 리포트는 지난 2월부터 상용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크레디트스코어 서비스를 위해 지난 3월부터 페어아이작과 사전작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현재 컨설팅이 진행되고 있는데 그 결과가 6월 초에 나오면 크레디트 스코어 개발이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대략 올해 말에 크레디트스코어시스템이 개발되고 내년부터는 본격 서비스가 시작될 것으로 봅니다.

―기대가 높은 만큼 부담감도 클 것 같습니다.

▶단기간에 큰 성과를 원하는 금융기관들에서 재촉이 심합니다. 조급증은 이해가 가지만 좀더 인내심을 가져달라고 부탁하고 싶습니다. CB가 제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해외의 사례를 봐도 고객들의 신용자료를 모으는 데만 짧게는 5년에서 길게는 10년이 더 걸립니다. 우리나라는 짧은 시간 내에 이런 작업을 하다보니 보완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습니다. 부족한 상태에서 서비스를 서두르기보다 조금 늦더라도 완벽하게 첫 단추를 채우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현재 제공 중인 서비스에 대한 반응은 어떤지.

▶월별 조회건수가 많이 올라가고 있습니다. 신용보고서의 경우 월 조회건수가 200만건을 기록했으며 6월 중에는 월 500만건을 돌파할 것으로 봅니다. 서비스 초기인 만큼 데이터 오류에 대한 불만도 있습니다만 짧은 준비기간에 비해 전반적으로 성과가 좋다고 자신합니다.

회원사 확대에도 청신호가 켜져 있습니다. 지난 3월말 일반 금융사를 대상으로 한 설명회에는 100명 이상이 참석했으며, 올해 40~50개의 회원사를 영입할 계획입니다. 카드사의 경우 현재 롯데와 비씨카드만 회원사가 아닌데, 롯데카드의 경우 조만간 계약이 이뤄질 전망입니다. 이밖에 대우캐피탈 현대스위스저축은행 삼화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으로도 계약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금융기관과의 연계 과정에서 문제는 없습니까.

▶KCB의 강점인 우량정보를 활용하는 것이 중요한데, 한국 금융기관들은 접한 적이 없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신용불량정보는 대부분의 금융사가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데 우량정보는 그렇지 못합니다.

소형 금융사의 경우 전산시스템간 연계성이 부족하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일부 저축은행과 대부업체의 경우 소규모, 폐쇄형 전산시스템을 운영하기 때문에 자료를 주고받는 것 자체가 어렵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컨설팅팀을 구성해 가동하고 있습니다. 중소형사를 대상으로 공동 솔루션을 개발하는 일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회원사들과의 유기적 관계가 중요할 것같습니다.

▶회원사 담당 직원들을 대상으로 CB에 대한 교육을 늘려나갈 계획입니다. 이달 20일쯤 30여개 회원사를 대상으로 한 교육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국내 금융기관뿐 아니라 KCB 수준도 크게 올라갔기 때문에 원론적인 수준을 넘는 세부 노하우 확보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분기별로 회원사들에 설문을 통해 KCB의 문제점과 제공해야 할 서비스내용을 듣는 자리를 마련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 조언을 해줄 만한 전문가들이 거의 없고, 해외도 상황이 비슷하다는 점이 걸림돌입니다. 선진 CB의 경우 자신들이 수십년에 걸쳐 쌓은 노하우를 영업기밀로 생각해서 협조를 꺼리고 있습니다.

―CB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은 어떻습니까.

▶신용에 대한 개념은 많이 인식된듯 합니다. 지난 2월 실시한 전국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60.7%가 금융기관들의 신용정보 공유에 대해 알고 있었습니다. 특히 `대출을 받지 않는 사람'보다 `대출을 받고 제때 갚는 사람'이 신용도가 높다는 것이 CB의 큰 원칙인데, 65.9%가 이를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개인들은 신용관리에 대한 노력을 많이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앞으로는 카드뿐 아니라 은행 보험 증권 등 다양한 분야로 CB가 확대될 것입니다. 지난해부터 금융사들의 개인고객 연체율이 크게 하락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개인들의 CB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생긴 후광효과도 무시 못할 이유로 작용했다는 생각입니다.

―개인정보를 다루는 만큼 정보보호에 관심이 높습니다.

▶회사가 출범할 때부터 정보의 보안문제에 가정 역점을 뒀지요. 초기부터 보안 전문업체의 시스템을 만들었고 보안에 대한 로드맵도 구상하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회사에서 개인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NC룸에 들어갈 때는 필기도구, 카메라폰 등 기록 가능한 도구 지참을 일절 금지했습니다.

지나치게 까다로워 프로그램 개발에 차질을 빚는다며 현업 부서의 불만이 컸지만 개인 및 회원사는 물론 감독당국의 신뢰를 받기 위해 필요한 일이었기에 그대로 추진했습니다. 현재 정보보호의 엄격성을 국제공인 기관에서도 인정받았으며 지난해에는 정보통신부로부터 정보보안 우수기업에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