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은행들이 치열한 영업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전투가 가장 활발한 곳은 이미 알려진 것처럼 중소기업과 소호(자영업자) 시장입니다. `눈 뜨고 있어도 코 베어간다'는 말이 딱 맞는 표현일 정도입니다.
대학 내 지점을 놓고 벌이는 은행들의 경쟁은 이들이 얼마나 치열한 `전쟁'을 벌이고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가장 최근 `전투'는 서강대에서 벌어졌습니다. 올해 무려 100개의 점포를 내겠다고 선언한 우리은행은 15년간 신한은행(옛 조흥은행)이 지키고 있던 서강대 `함락'에 나섰습니다. 우리은행의 `기습'을 받은 신한은행이 총력을 기울여 `수성'에 나섰지만 결국 우리은행은 서강대에서 신한은행의 깃발을 내리는 데 성공했습니다. 게다가 우리금융그룹 계열사인 경남은행은 옛 조흥은행의 주거래인 울산대학도 함락시켰습니다.
서강대를 뺏긴 신한은행은 곧바로 바로 인근 우리은행의 `영토'인 연세대 공략을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실패. 다만 우리은행은 연세대를 지키기 위한 전투에서 상당한 비용을 치렀다는 후문입니다.
그렇다고 우리은행이 모든 `수성전'에서 승리한 것은 아닙니다. 우리은행 인하대지점은 올해 초 하나은행의 공격을 받았습니다. 우리은행도 총력을 기울여 지키기에 나섰지만 이미 인하대병원까지 접수한 하나은행의 공격을 막아내지는 못했습니다. 결국 하나은행은 지난 3월 당당히 인하대에 지점을 내고 입성했습니다. 우리은행은 전열을 가다듬어 하나은행 지점이 있는 D대학 공격에 나섰다는 소리도 들립니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이에 앞서 지난해 8월에도 한차례 전투를 치른 바 있습니다. 두 은행은 성균관대 자연과학캠퍼스(수원)를 공동 점령하고 있었지만 당시 우리은행은 하나은행을 캠퍼스 밖으로 밀어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당사자들은 정말 진지하게 최선을 다하고 있는 영업활동을 제가 너무 희화화한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공성' `수성' `영토' `함락' 등 표현도 거칠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은행 간에 벌어지고 있는 경쟁은 이런 전쟁용어가 적합할 정도로 치열한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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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경쟁에서 한걸음 떨어져 있는 한 금융권 관계자가 "레드오션도 이렇게 시뻘건 레드오션은 없다"고 표현할 정도입니다. `공성전'을 위해서는 `수성'하는 쪽보다 많은 병력이 필요한 것처럼 고객을 뺏기 위해서는 이익을 줄이고 고객에게 더 많은 혜택을 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지금 이 시간에도 어느 중소기업, 어느 대학, 어느 자영업자의 가게에서 `금리 싸게 해 드릴 테니 거래은행 바꾸시죠'라는 은행원의 권유가 계속되고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