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리딩뱅크국민은행이 `경제 검찰'로 불리는 공정거래위원회에 반기를 들었다. 공정위가 금리하락기에 변동금리 대출상품을 고정금리로 변칙 운용해 488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점을 들어 63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게 발단이 됐다.
"억울하다"고 강변하는 국민은행은 "해당 상품은 변동금리 상품이 아니라 시장금리와 여타 여건을 종합 판단해 금리를 조정하는 고시금리 상품"이라고 강조했다. 한 마디로 공정위가 뭘 모르고 `오버'했다는 것이다. 국민은행은 공정위의 최종 결정문을 받으면 이의신청을 할 계획이라고 한다.
하지만 시계추를 1년여 뒤로 되돌려 보면국민은행의 대응은 마치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격으로 표현될 수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4월 금융감독원의 종합검사에서 같은 건으로 시정조치를 받았기 때문이다.
당시 금감원은 문제의 변동금리부 주택담보대출 100만계좌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고객들에게 일일이 환급하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보고 금리를 낮춰 사실상 부당하게 받은 이자를 되돌려 주라는 시정조치를 내렸다.
국민은행은 이에 따라 그해 7~9월 3차례에 걸쳐 대출금리를 1.75%포인트 인하했다. 이자 경감폭은 978억원으로 과거 높게 받은 이자를 상쇄하고도 남는 규모였다.
물론 국민은행에도 억울한 측면은 있다. 이미 금감원의 시정조치를 받고 `부당이득'을 돌려주었기 때문이다. 적어도 이중제재의 부당성을 제기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렇지만 "상품 자체에 문제가 없다"는 식의 주장은 적절치 않아 보인다. 이를 두고 고객들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외환은행을 인수해 아시아 리딩뱅크로 도약하겠다는 국민은행에는 걸맞지 않은 대응으로 비쳐진다. 금융당국도 내심 불편해 한다는 소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