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직원들이 모처럼 활짝 웃었습니다. 그동안 국책은행으로서의 정체성 논란 및 방만한 경영에 대한 질책 등 속앓이가 심했던 산은 직원들은 한 익명의 고객이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 크게 힘을 얻은 모습입니다.
통신기계실에 들어가는 냉방기를 만드는 회사의 대표인 이 고객이 쓴 사연을 짧게나마 소개해 봅니다. 은행이 자본력이 없는 중소기업을 어떻게 도와줄 수 있는지에 대한 따뜻한 이야기입니다.
먼지 때문에 외부공기를 모두 차단해야 하는 통신기계실은 한겨울에도 기계의 열기 때문에 365일 내내 냉방이 필요해 전력 낭비가 이만저만이 아니랍니다. 이 때문에 이 회사는 추운 날씨에는 외부의 차가운 대기 에너지를 이용할 수 있는 냉방기를 개발하기 시작했고, 지난 99년부터 5년간의 연구개발을 거쳐 기존 냉방기 대비 약 50%의 에너지 절약이 가능한 통신기계실 전용 냉방기를 개발했습니다.
그러나 2005년 첫 시장진입을 앞두고 문제가 생겼습니다. 대부분의 자금을 개발비로 사용한 터라 생산에 필요한 자금 확보에 비상이 걸린 겁니다. 이미 납품이 결정됐지만, 담보와 매출이 거의 없었던 상태에서 투자를 유치하거나 대출 받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답니다.
지난 5년간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위기 상황에서 이 회사는 산은의 문을 두드렸고, 산은 투자금융실은 몇 개월간 기술력과 가능성을 중심으로 철저한 조사 끝에 어렵게 투자를 결정했다고 합니다. 덕분에 이 회사는 올해 국내 최대이동통신사업자의 냉방기 주 공급업자로 선정돼 납품 물량이 대폭 늘어나게 됐답니다.
하지만, 납품물량이 늘어나도 이에 따르는 생산자금은 중소기업이 감당할 수 있는 규모가 아니었습니다. 회사의 재무상태는 수년간의 적자누적으로 만신창이가 돼 있었고, 신용등급도 바닥에 가까워 여러 시중은행들은 영업상황 조차 조사해 보려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결국 이 회사는 다시 한번 산은을 찾았습니다. 대출신청을 받은 산은 압구정지점에서는 며칠간 서류를 검토한 후 면담을 요청했고, 세밀한 조사를 의뢰받은 본점 컨설팅본부는 직접 이 회사를 방문한 후 긍정적인 보고서를 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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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사의 대표는 "두 차례에 걸친 산은의 도움이 없었다면 회사의 사활을 걸고 수십억원을 들여 개발한 제품을 시장에 내놓지도 못했을 것"이라며 "이제 회사는 안정을 찾아 다른 이동통신사 등 고객사 확보와 수출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실제로 현장에서 본 많은 중소기업들은 기술력을 갖추고도 정작 취약한 자본력 때문에 좌절하고 있습니다. 지금껏 이들에게 은행은 '너무 먼 당신'이 돼 왔습니다. 앞으로도 더 많은 혁신적 중소기업들과 은행의 이같은 미담을 소개할 기회가 많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