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금융소득 조세특례 줄이자

[기고] 금융소득 조세특례 줄이자

오 윤 서울시립대 교수
2006.11.20 11:11

2005년 5월 '세계적 조세개혁 동향'을 주제로 마드리드에서 개최된 한 세미나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재정위원회 사무국장 제프리 오웬스는 OECD 국가에서 진행 중인 조세개혁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현상의 하나로 '과세기반의 확충과 세율의 인하'를 꼽았다.

각국이 보다 경쟁력 있는 조세제도를 갖추기 위해 각축을 벌이는 상황에서 낮은 세율로 단순하게 과세하는 나라가 보다 유리한 위치에 처하게 될 것이다.

과세기반을 확대하고자 하는 조세개혁에는 그에 부수하여 상실하게 되는 가치를 최소화하여야 한다는 요청이 뒤따른다. 다행스러운 것은 조세특례는 일반 재정지출과 상호 대체의 기능을 가진다는 점이다. 따라서 동일한 효과를 낸다면 조세특례보다는 재정지출을 택할 수 있는 것이며, 경제사회 여건이 변화하면 그에 맞게 조세특례의 내용도 바꾸는 것이 타당하다.

그러나 비과세·감면은 도입하기는 쉬워도 폐지하기는 어려운 것이다. 이러한 사정 때문에 조세특례를 도입할 때에는 일몰도 같이 두지만, 경제사회 환경이 바뀌고 일몰이 다 되었는데도 연장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수그러들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다.

2005년의 경우 우리 세법상 총 226개의 비과세·감면제도가 있다. 그 규모는 약 20조로 거두어 들였어야 할 세금의 14%를 넘는 수준이다. 이 중 우리 경제 사회의 유지·발전을 위해 긴요한 연구개발·투자 촉진, 근로자·농어민 지원, 사회보장부문 지원이 14조원을 조금 넘어 약 73%를 차지한다. 나머지중 3분의 1정도를 차지하는 것이 저축에 대한 지원으로 1조5천억원을 넘는다.

저축은 그 자체가 미덕이라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소비가 미덕이라는 주장도 있고, 경제사회 여건마다 다르다는 주장도 있다.

과거 외국에서 돈을 빌려와 공장을 세울 시절 저축만큼 우리 경제에 절실한 것은 없었다. 당시 저축을 장려하기 위해 조세를 감면하는 데 대해 이의를 달 사람은 거의 없었을 것이다. 이는 당시 경제사회 여건을 고려한 국민적 합의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당시에도 자산을 통해 벌어들인 이자에 대해서 조세특례를 부여하는 것이 형평에 맞지 않고 과세기반을 잠식한다는 지적을 한 사람들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최근 들어서는 우리 경제에 자본축적이 늘어나면서 후자의 목소리가 훨씬 더 커지고 있다. 비과세감면 축소폐지의 요청이 강화되어 오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 경제사회적으로 소임을 다한 저축에 대한 비과세감면이 상당한 규모로 남아 있다.

단순히 상호부조적인 조합에 대한 예탁금이라는 이유로 비과세하는 경우라든가, 명칭은 보험이지만 사실은 저축에 불과한 장기저축성 보험에 대한 비과세, 일반인들의 세금우대종합저축 등이 그러한 예다.

이와 같은 비과세감면은 조속히 축소·폐지하여야 한다. 조세특례에 따른 효익보다는 손실과 비용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또한 자본소득에 대해 일률적으로 비례세율로 과세하고자 하는 국제적 조세개혁의 흐름에 뒤쳐지게 한다.

자본은 이동이 용이하여 조세회피를 추적하기 어렵기 때문에 자본소득을 지급할 때 비례세율로 원천징수하도록 하고, 일신전속적인 노무소득에 대해서는 누진세율체계로 과세하고자 하는 이원적 소득세제가 북구 3국가 및 일부 서구국가에서 이미 도입되었으며, 미국 및 일본에서도 도입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이원적 소득세제의 도입에는 저축에 대한 비과세감면의 정비가 선결요건이라 하겠다.

이제 저축에 대한 비과세감면을 축소·폐지할 여건은 충분히 마련되었으며, 그 시기와 방법을 고려해야 할 때라고 생각된다. 자본축적을 지원하기 위한 것은 조속히 정비하고, 생계나 기초생활자산의 취득을 지원하는 것은 서서히 지원 폭을 줄여 나가야한다.

다만, 생계지원을 위한 비과세감면의 감축에 있어서는 이를 대신할 재정지출의 증가가 병행되어야 할것이다. 또한, 저축에 대한 유인을 급격하게 배제할 경우 부동산 등 다른 자산으로 자금이 유출될수 있으므로 그러한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도록 단계적으로 축소해가는 것이 좋을 것이다.

아울러 현재 시장상황을 감안하여 과세를 유보하고 있는 상장 유가증권양도차익이나 파생상품거래이익에 대해서도 과세하는 방안을 신중히 고려할 때가 된 것 같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