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지준율 인상 '집값잡기' 새 카드

한은 지준율 인상 '집값잡기' 새 카드

진상현 기자
2006.11.23 09:57

대출금리 상승 가능성 커 적절성 논란 불가피

한국은행이 콜금리 인상 대신 지급준비율 인상 카드를 꺼낸 데는 유동성 흡수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최근 잇따른 콜금리 인상에도 시중 유동성이 크게 줄어들지 않고 있어 금리인상에 따른 후유증에 비해 정책효과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다.

하지만 지준율 인상은 은행들의 비용 상승과 이에 다른 대출 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역시 부작용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부동산을 잡기 위한 '올인 정책'의 하나라는 적절성 논란도 함께 불거질 것으로 예상된다.

23일 한국은행 및 금융권에 따르면 지준율 인상이 결정될 경우 우선 은행들이 운용할 수 있는 자금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지급준비율이 5%에서 10%로 높아지면 1억원의 예금을 받은 은행이 대출을 할 수 있는 금액도 9500만원에서 9000만원으로 줄어들게 된다는 의미다. 지급준비율이란 금융기관이 예금총액의 일정 비율을 중앙은행에 예치하는 현금준비 비율을 의미한다. 대출된 돈이 다시 은행으로 흘러들어온 뒤 다시 대출되는 돈 역시 10%의 지준이 적용되기 때문에 시중 자금은 연쇄적으로 축소된다. 신용창출 능력이 그만큼 줄어든다는 얘기다.

은행들의 비용부담도 커지게 된다.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일반 대출 대신 한은에 쌓아놓고 미미한 수준의 이자를 받기 때문에 그만큼 수익이 줄어들게 된다. 이에 따라 은행은 지급준비금 적립에 따른 비용을 대출 원가에 반영하고 있다. 지급준비금이 많아지면 그만큼 은행 비용이 증가하고 원가에 반영되는 비율이 높아서 고객들의 금리 상승으로 이어지게 되는 구조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당장 지준율이 인상이 결정되면 수천억원의 지급준비금을 더 쌓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대출 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일부 시중은행들을 대출 금리 인상을 논의하기 위한 비상 회의를 소집하는 등 기민하게 움직이고 있다.

한은이 콜금리 대신 지준율 인상을 동원한 것은 경기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면서 유동성 흡수라는 정책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금통위가 단기 예금인 입출식 예금에 대한 지준율을 높이는 대신 만기가 긴 예금에 대해서는 지준율을 낮추는 방안도 함께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지준율 인상에 따른 영향은 구체적인 조정 내역이 나와야 확실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유동성 흡수라는 정책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은행들의 부담 증가, 대출 금리 인상 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이자 부담 가중, 소비 위축 등으로 인한 '적절성' 논란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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