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현대차 인도 생산기지 첸나이를 가다

광활한 대지와 자원, 넘치는 노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는 인도. 인도에서도 남동부 타밀나두주의 주도(州都) 첸나이는 특별한 도시다. 100년전 식민지 시대에 마드라스로 불린 이 곳은 영국의 동인도 회사가 처음 발을 들여 놓고 무역을 시작했던 전략적 항구를 가진 거점 도시다.
하지만 100년이 지난 오늘 첸나이의 경제를 주도하는 것은 한국이다. 이 곳에는 인도인들이 생애최초의 '마이카'로 꿈에 그리는 차, '상트로(인도형 아토즈)'를 만드는현대자동차(481,000원 ▲35,500 +7.97%)생산기지가 있다.

지난 25일 현대차의 활약상을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 첸나이를 향했다. 공항에 내려 입국대를 통과하자 마자 '미래를 향해 달린다'는 커다란 현대차 광고가 극동에서 온 이방인들을 반갑게 맞는다. 열대지방의 따사로운 햇볕을 맞으며 공항을 나서자 현대차의 위력을 느낄 수 있다. 인도인들이 낯선 이방인에게 다가서며 "현다이?"라고 묻는다. 고개를 끄덕이자 엄지 손가락을 하늘로 치켜세우며 "상트로 굿!"을 연발한다.
◇10여년 시행착오..내수공략 '현지화'가 성공비결=자동차로 30여분을 달려 도착한 현대차 인도공장. 한국주재원 74명과 9000여명의 현지종업원들이 이 곳에서 함께 힘을 모아 일하고 있다. 지난해 30만대에 달하는 차를 만들어 인도는 물론 세계 60여개국에 팔았다.
하지만 현재 수출 백오더(주문 미생산량)만 2만대 가량이 밀려있다. 주문이 밀려드는 탓에 공장은 지난 3월부터 24시간 풀가동되는 3교대를 실시했다. 일년에 작업일수가 302일이다. 국내 울산공장이 파업을 고려하지 않고도 240일 수준에 머무는 것과 차이가 있다.

생산라인은 쉴 새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현대 하이스코와 포스코, 인도에서 직접 조달한 품질 좋은 철판이 공장에 들어오면 곧바로 프레스(압형) 공장으로 보내진다. 991명의 종업원이 130여대의 로봇(자동화율 82%)과 함께 207개에 달하는 상트로의 부품을 준비한다. 소형차 공장이지만 지난 10여년의 노력 끝에 4개차종의 혼류생산(한 작업장에서 여러대의 차종부품을 만드는 것)이 가능한 시설을 갖췄다.
여기에 인도에서 벌어들인 수익으로 올해 초부터 35억원을 재투자해 내년 초 모듈프레스 시설완비를 앞두고 있다. 차량의 측면 차체(사이드 아웃 패널)를 로봇이 자동으로 한번에 찍어내는 기계다. 기존 터키공장에서 아웃소싱하던 비효율이 극복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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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장(조립)공장에 들어서면 제법 차 모양새를 갖춘 뼈대(플랫폼)가 '앞으로 나란이'를 하고 있다. 이 차체에 1시간 거리 인근에 밀집한 58개의 협력사가 적기공급을 목표로 부품을 조달하면 1라인에선 63초당 1대의 상트로가 태어난다. 2라인에서 생산되는 소나타 역시 인도의 '럭셔리카'답게 꼼꼼한 품질관리 정책을 통해 만들어진다.
특히 현대차는 인도의 도로망이 열악한 것을 고려해 모든 생산차종에 현지화 작업을 거친다. 비포장 도로에 적합하게 차체의 지상고를 15mm 올리고 경적을 자주울리는 인도인들의 운전습관을 고려해 왠만해선 고장나지 않는 '빵빵이(고내구성 혼)'를 단다.
4년 동안 현지에 주재한 송현섭 공장장(상무)는 "지난 96년 인도에 첫삽을 뜬 이후 이 곳을 단순히 생산기지로 생각하지 않고 10년동안 현지인들과 함께 '좋은차'를 만들어 내수시장을 공략한 것이 성공의 비결"이라며 "초기에는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한국 관리자들의 세심한 지도 속에 2년간 견습과정을 거쳐 기술을 배운 종업원들이 현지에 적합차 차와 전세계로 수출될 수 있는 품질의 차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밝혔다.

◇제 2공장 건설로 '날개'단다..토요타 "노하우 전수 좀.."=현재 인도에서 마루티(49.5%)에 이어 내수 시장점유율 2위(18.5%), 수출 1위(63%)를 차지하고 있는 현대차는 또 한번의 도약을 위해 출사표를 던졌다. 60만평의 부지 위에 현재 생산량을 2배로 늘릴 제 2공장을 건설하고 있는 것. 현지 공장외부 시설은 공사가 끝낸 상태였다. 내부에서는 현대중공업이 납품한 용접용 로봇 등이 테스트를 거치고 있었다.

임흥수 인도법인장(전무)는 "새 공장은 지난 10여년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효율성을 집대성해 꾸밀 예정"이라며 "최근 인도에 투자를 결정한 토요타가 현지적응을 위해 실사단을 파견, 공장을 보고싶다고 요청해 왔지만 거절할 수 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임 전무의 말대로 제 2공장은 인도에서는 드물게 초현대식으로 꾸며지고 있었다. 현대차의 건설전문기업 엠코의 명노운 이사는 "공장은 작업자들이 능률을 최대한 높일 수 있도록 43개 세부프로젝트를 통해 건설되고 있다"며 "자연채광이 가능한 쾌적한 분위기와 효율적인 동선으로 구성된 생산라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제 2공장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공장 내에 현대모비스를 입주시킨 상태다. 내년 하반기 시설이 완비되면 상트로의 후속작 PA(프로젝트명)가 2공장에서 생산된다.
이 차는 현대모비스가 공급하는 완성도 높은 프론트엔진, 콕핏, 서스펜션 모듈을 공급받아 더 빨리, 더 완벽하게 인도시장을 공략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