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현대건설 매각의 실마리

[현장클릭]현대건설 매각의 실마리

임동욱 기자
2007.01.12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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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127,800원 ▼800 -0.62%)매각을 놓고 채권은행인 외환은행과 산업은행의 신경전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현대건설을 팔아야 한다는 생각은 두 은행 모두 같습니다. 그러나 생각의 포인트는 다릅니다.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은 '하루빨리' 경영이 정상화된 현대건설의 새 주인을 찾아줘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은 '자격있는' 주인을 찾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주장합니다.

얼마 전 외환은행 관계자를 만나 '현대건설 매각을 왜 서두르느냐'(산업은행 측 입장)고 물었습니다. 대답은 간단하고도 명쾌했습니다. 과거 암울했던 부실을 털고 우량기업으로 다시 우뚝 선 현대건설이 채권단의 관리를 받을 이유가 없다는 겁니다.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는 새 주인을 어서 찾아주는 것이 현대건설은 물론, 국가경제적으로 이익이라는 것이 외환은행 측 생각입니다. 또, 은행이 정상화된 건설회사 지분을 보유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는 것도 이같은 주장을 뒷받침합니다.

이번에는 산업은행 측에 '현대건설 매각을 왜 늦추려고 하는가'(외환은행 측 입장)라고 질문을 던졌습니다. 산은의 대답은 현실에 근거한 진퇴양난론이었습니다. 현대건설이 현대그룹으로 다시 가면 부실책임있는 곳으로 매각했다는 비판과 함께 관련주주, 이해관계자로부터 소송을 당할 위험이 있다는 것입니다. 또 현대중공업으로 현대건설이 넘어가면 현대건설이 보유한 현대상선 지분때문에 자칫 현대그룹 경영권에 변동이 생기고 법적 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기업가치를 보는 눈도 두 은행이 다릅니다. 외환은행은 현대건설 매각이 늦은 감이 있다고 보는 반면, 산업은행은 현대건설의 기업가치가 꾸준히 상승할 것이므로 조급할 것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외환은행은 만약 현대건설의 가치가 추후 하락한다면 산업은행이 업무상 배임을 저지르는 것이라고 비판합니다. 산업은행은 만약 매각 과정에서 절차상 문제로 소송을 당하거나 임직원의 신변에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할 것이냐고 맞섭니다.

양측의 주장은 모두 나름대로 일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서로 입장차이만 내보인 채 공론화를 위한 노력이 없다는 것이 아쉽습니다. 막연히 누군가 공론화라는 짐을 맡아주기를 기다리는 분위기 입니다. 이래서는 현대건설 매각은 대책없이 지연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은행연합회의 채권금융기관 출자전환주식 관리 및 매각준칙 12조1항은 '부실책임이 있는 구사주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우선협상대상자에서 제외하되, 부실책임의 정도 및 사재출연 등 경영정상화를 위한 노력의 사후평가를 통해 우선매수청구권을 부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규정상 공론화의 단서가 '경영정상화를 위한 노력'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에 달렸다는 것이죠. 그것이 공론화의 전부는 아니라고 해도 채권단이 먼저 뭔가 생각을 하고 여론을 모을만한 단서는 최소한 주는 성의는 있어야할 것으로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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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욱 바이오부장

머니투데이 바이오부장을 맡고 있는 임동욱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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