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파구 없는 '회색지대'…"원/달러 환율 상승 투심 전환 기대"
전날의 급락에서는 벗어난 모습이다. 하지만 시장의 방향은 여전히 흐릿하며, 주도주나 매수주체도 뚜렷하지 않다. 개별 종목이 각개전투를 벌일 뿐 테마도 자취를 감췄다.
얼어붙은 수급과 심리를 해동하기 위해서는 '기대'가 '현실'로 발전해야 하는데 환율에 기대를 걸어봄직 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원/달러 환율이 950원 선에서 안정을 취하면 기대를 모았던 이익 증가가 가시화될 수 있다는 얘기다.
18일 코스피지수는 보합권에서 등락하고 있다. 초반 제자리걸음을 하던 지수는 1370 초반대까지 내려갔다 오름세를 회복, 1380을 넘었다. 비차익거래를 중심으로 200억원 가량의 프로그램 매수가 유입됐다. 기관은 총 39억원 매수우위다.
반면 외국인이 500억원 가까이 팔았고 개인도 93억원 매도우위다. 국민연금이 사회책임투자(SRI)펀드에 총 600억원을 신규 집행, 자금 집행에 나서면서 매수 공백이 일정 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학균 한국증권 애널리스트는 "매수 주체가 드러나지 않는데다 종목 흐름도 주도주 없이 개별 종목을 중심으로 짧고 연속성 없는 상승이 나타날 뿐"이라며 "전반적으로 시장의 개념이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다만 수급 측면에서 외국인의 매도 강도가 수위를 낮췄고, 프로그램 역시 주가를 떨어뜨리는 파괴력이 감소한 점이 긍정적이라는 의견이다. 4조원을 웃돌았던 매수차익 잔고는 3조원을 소폭 상회하는 수준으로 감소한 동시에 매도차익이 늘어나 매물 압박이 그만큼 낮아진 상황이다.
김학균 애널리스트는 "특색 없는 흐름속에 어떤 확신을 가지고 베팅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기업 실적이나 경기, 아니면 해외증시 흐름 등 어느 곳에 공격적인 베팅을 하기는 힘들다는 것.
이승우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시장 흐름을 '회색지대'라고 표현하며, 당장 돌파구가 될 만한 재료가 많지 않다고 전했다. 굵직한 기업의 4분기 실적 발표가 마무리된 가운데 이익 개선을 근거로 한 상승을 기대하기 힘들고, 이날 일본이 금리를 동결한다 해도 커다란 호재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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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지수 1400 안착 여부가 단기적으로 관건"이라며 "호재가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지만 새로운 악재가 없는 가운데 전날 장중 급락은 과도한 측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이익 개선에 대한 신뢰가 취약해 해외 증시 흐름에 연동하거나 외부의 작은 변수에도 크게 휘둘린다"며 현재 증시가 과도기적 성격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경기와 이익의 추세가 우상향할 것으로 기대했던 시점이 왔는데 눈으로 확인되지 않자 심리적으로 위축된 가운데 호재가 나와도 반신반의하는 양상이라는 설명이다.
무료한 시장 흐름에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 환율이라고 김학균 애널리스트는 제시했다. 그는 "기업들이 올해 이익 전망을 집계할 때 기준으로 삼은 환율이 900원대 초반이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이 950원까지 오르면 실적에 대한 투자심리가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당장 재미를 보겠다는 생각으로 급등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이며, 보다 멀리 보고 포트폴리오를 재편성할 때"라며 "구조적으로 하락하는 시장이 아니라고 본다면 지수가 120일 이동평균선 부근에 위치한 현 주가가 적합한 매수 권역"이라고 말했다.
이승우 애널리스트는 "단기적으로 박스권 등락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기술적 흐름이 강한 만큼 테크니컬한 트레이딩이 유효해 보인다"며 "다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포트폴리오를 과도하게 교체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