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한미 FTA를 경쟁력 강화의 계기로

[MT시평]한미 FTA를 경쟁력 강화의 계기로

김영익 대한투자증권 부사장
2007.04.05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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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타결되었다. 이를 보는 시각도 다양하다. 일부에서는 역사적 사건으로 우리가 선진 경제로 도약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높이 평가한다. 또 다른 쪽에서는 실익 없는 협상 결과로 과소평가한다.

필자는 대학에 들어가 1970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폴 사무엘슨 교수의 ‘경제학원론’(Economics)으로 경제 공부를 처음 시작했다. 이 책 서문에는 왼쪽에서 보면 산양의 머리, 오른쪽에서 보면 새의 머리 같은 그림이 그려져 있다. 이는 같은 경제 현상이라도 다른 이론적 배경이나 경험에 따라 다르게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을 설명하기 위한 그림이다.

하나의 경제 현상에 대해서도 다양한 시각이 가능한데, 국민 경제 전체뿐만 아니라 각각의 산업, 기업, 개인에게 다른 영향을 미칠 한미 FTA에 여러 가지 견해가 존재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그러나 한미 FTA가 우리나라의 제조업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서비스업 체질을 개선하는 계기가 된다면, 이는 우리 경제에 ‘실’보다는 ‘득’을 더 가져다줄 것이다.

우선 생산자 이전에 소비자 측면에서 보면 한미 FTA는 가계의 후생을 높여준다. 자유 무역 추진으로 가계는 보다 좋은 상품(서비스)을 보다 낮은 가격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면 우리가 이전보다 더 낮은 가격으로 자동차를 사서 출퇴근 할 수 있고, 은행에 가서 더 좋은 금융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저녁 식탁에서는 미국산 스테이크를 지금보다 훨씬 더 낮은 가격으로 와인과 함께 즐길 수도 있을 것이다.

제조업에서도 한미 자유무역은 우리에게 이익이 된다. 지난 한 해 동안 우리는 미국과의 교역에서 100억 달러에 근접하는 무역수지 흑자를 냈다. 미국 가계의 소비를 미국의 생산자가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이지만, 다른 측면에서는 우리나라 제조업이 미국에 비해서 그만큼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관세가 인하되는 등 자유무역이 추진되면 경쟁력 있는 제조업의 수출은 더 늘어나고 우리 경제가 더 높은 성장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의 분석에 따르면 한미 FTA가 장기적으로 우리나라 제조업 생산을 4.5%, 실질 국내총생산(GDP)를 2% 정도 늘리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우리나라 제조업이 미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때 해당하는 경우이다. 미국이 우리나라와만 FTA를 맺는 것은 아닐 것이다. 기간의 문제이지 머지않아 미국과 일본 사이에 자유무역협정이 체결될 수 있고 미국과 중국 사이에도 FTA가 체결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이미 미국 시장에서 중국이 우리를 잠식하고 있다. 예들 들면 우리 수출이 미국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5년에 3.3%였으나 지난해에는 2.5%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동안 중국의 비중은 6.1%에서 15.5%로 크게 증가했다. 한미 FTA로 관세가 낮아지거나 없어지면서 우리 상품의 가격 경쟁력이 중국이나 일본에 비해서 그 만큼 제고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우리나라 상품이 경쟁력을 갖지 않은 한 중국에 의한 시장 잠식은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중국이 생산하지 못한 물건을 일본보다 싸게 생산하는 것이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세계 시장에서 우리가 생존하는 방법인데, 이는 한미 FTA와 관계없이 미국 시장에도 적용된다.

한미 자유무역협정에서 서비스업의 추가 개방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은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다. 지난 한해만 서비스업 수지가 188억 달러 적자를 기록할 만큼 우리나라 서비스업은 제조업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산업이다. 미국은 서비스업에서 세계 최강국이다. 서비스업을 과감히 개방해 체질을 개선하고 경제성장의 원동력으로 삼아야 한다.

서비스업은 우리 국내총생산(GDP)에서 57%를 차지한다. 서비스업의 성장 없이 우리경제가 높은 성장을 할 수 없고 고용을 창출할 수 없다. 이제 한미 자유무역으로 서비스업 개방이 확대되고 서비스업의 체질이 개선되면 우리나라 개인들의 국내 서비스 수요가 늘어나고, 이에 따라 서비스업의 생산과 고용이 증가하면서 경제성장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한미 FTA가 제조업 경쟁력을 강화시키고 서비스업의 체질을 개선시키는 계기가 된다면 우리 경제는 수출과 내수가 같이 증가하면서 안정적으로 성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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