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국가의 총리가 개별기업을 찾는 일은 흔치 않다. 10일 방한하는 중국의 '경제대통령' 원자바오 총리가 한국에 도착한 직후 SK텔레콤의 TD-SCDMA(시분할 연동 코드분할다중접속)망 테스트센터를 방문하는 것은 그래서 눈여겨 볼만 하다.
'차이나 인사이더' '중국은 제2의 내수시장' 등의 기치를 내걸고 중국 시장 공략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SK그룹과 최태원 회장으로서는 원자바오 총리의 방문에 크게 고무된 모습이다. SKT의 기술을 소개하는 기회 이상의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中 이동통신 미래, SKT서 얻는다
원자바오 총리가 노무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앞서 SKT의 연구개발센터를 둘러본다는 것은 그만큼 관심이 크다는 것을 드러낸다. TD-SCDMA가 13억 중국 인구가 사용할 차세대 이동통신기술이니 만큼 소홀할 수 없다는 얘기다.
SKT는 'TD-SCDMA'의 현지 정보기술(IT) 인프라 구축을 위해 세계 최고 수준의 운영기술 노하우를 중국에 제공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SK는 미국과 일본, 독일 등 경쟁국보다 앞선 3G기술로 중국의 IT 인프라 시장을 장악한다는 전략.
SK 관계자는 "중국과의 발전적 협력, 협력적 발전을 통해 중국 경제가 성장하고 그 과정에서 SK도 성장의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며 "TD-SCDMA를 통한 협력은 진정한 의미의 윈-윈게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자바오가 SK를 낙점한 이유
삼성, 현대차, LG그룹 등 중국 사업장이 많은 다른 대기업들은 중국 내 위상이 높아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보고 원자바오와 총수와의 면담을 성사시키기 위해 그동안 상당한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중국 고위층 인사들은 그동안 삼성전자와 LG전자를 주로 찾았다. 후진타오 주석, 장쩌민 전 주석, 주룽지 전 총리, 리펑 전 전인대 상무위원장 등이 삼성전자 기흥공장을 다녀갔고. LG전자 평택공장은 주룽지 전 총리, 리펑 전 위원장 등의 발길이 닿았다.
따라서 이번에 다른 대기업을 물리치고 원자바오가 SKT를 방문한 것은 SKT 뿐만 아니라 에너지, 석유화학 등 중국에서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SK그룹 내의 다른 사업분야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전망이다.
당장 가시적인 성과가 없더라도 SK그룹이 갖는 중국에서의 존재감 자체가 커졌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SK그룹 역시 이번 원자바오 방문 자체를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한 하나의 계기로 적극 활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