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6년만에 해외채권 찍는 사연

기아차, 6년만에 해외채권 찍는 사연

강종구 기자
2007.06.21 09:21

1년내 4억달러 만기도래.."유동성 위기설 불식 노림수" 해석도

기아차(161,700원 ▼6,800 -4.04%)가 무려 6년만에 글로벌 본드 시장에 등장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3억달러 내지 5억달러 규모의 변동금리부(FRN) 달러표시 회사채 해외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 주간사 선정이 끝나고 통상 이사회의 사채발행 결의 직전에 이루어지는 채권발행 교섭의뢰서(mandate letter)도 발송된 상태. 한국산업은행을 비롯해 CSFB, JP모건, UBS가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차가 국제금융 시장에서 외화표시채권을 발행하는 것은 지난 2001년 7월 이후 두번째이자 6년만의 일이다. 2001년 발행한 해외채권은 지난해 모두 만기상환된 상태다.

◆ 외화채 발행해도 국내에서 했었는데...

기아차가 6년동안 글로벌 본드 시장에 모습을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외화사채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2004년 9월 발행한 2억달러 규모의 달러표시 사채가 있고, 내년과 2010년에 만기도래하는 유로화표시 사채도 각각 3억유로씩, 6억유로에 이른다. 그러나 모두 해외가 아닌 국내에서 발행됐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게지만 국제금융시장에서 위상이 쑥스러운 탓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04년의 경우 슬로바키아 진출을 계기로 2억유로 정도를 해외조달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결국 무산됐다. 당시 까지만 해도 현대차와 기아차의 국제신용등급이 투기등급이었다.

현대차그룹에 대한 국제금융시장의 대접은 지금도 썩 좋은 편은 아니다. 2004년 12월 S&P와 무디스가 투자적격등급으로 신용등급을 상향조정했지만, 지금까지도 투자적격중 가장 낮은 BBB-(S&P), Baa3(무디스)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의 대표적인 기업이라는 위상에 걸맞지 않게 국제적인 신인도가 낮은 편. 한국전력은 예외로 치더라도 S&P의 경우 삼성전자, 포스코, SK텔레콤에 A등급을 주고 있고 KT도 A-로 매겼다. 무디스 역시 삼성전자(A1), 포스코와 SK텔레콤(A2), KT(A3)로 비슷하다. 현대차와 기아차 등급은 KT에 비해서도 3단계나 낮은 수준이다.

◆ 조달금리 더 높은 해외발행 추진하는 이유는

기아차가 6년만에 다시 글로벌본드 시장에 모습을 드러낸 표면적인 이유는 만기도래하는 외화부채의 상환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4년 9월 국내에서 발행했던 2억달러 규모의 외화사채가 올해 만기도래하는 것을 포함, 올해 3월말 기준으로 향후 1년동안 갚아야 할 외화차입금이 대략 4억달러 정도(3874억원)에 이른다.

조달금리 자체는 해외발행을 할 경우가 더 높지만 통화스왑(CRS) 계약을 통하면 이자비용이 오히려 싸질 수 있다는 계산도 했을 것으로 보인다. 19일 현재 기아차의 3년만기 기준 원화 회사채 평가금리는 5.24%. 반면 3개월 라이보(Libor) 금리는 5.36%, 6개월은 5.39%에 달하고 여기에 가산금리를 20bp만 얹어준다고 가정해도 5.56%는 줘야 한다.

그러나 통화스왑시장에서 20일 현재 6개월 라이보 변동금리를 고정금리로 바꾸면 3년 기준으로 4.82%로 크게 낮아진다. 여기에 가산금리를 적용한다고 해도 5%를 크게 넘지 않는 선에서 조달비용을 낮출 수 있다.

그러나 해외채권을 발행하는 가장 큰 이유는 최근 `유동성 위기설`로 국내 채권시장에서 치른 곤혹 때문일 것이라는 해석이 많다.

주가나 금리면에서 현대차와 크게 차이가 나는 국내 시장과 달리 해외시장에서는 현대차와 한몸으로 취급받고 있고, 국제금융시장에서 채권발행이 성공리에 이루어질 경우 그 자체만으로도 구겨진 회사 이미지를 제고하는데 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이같은 해석의 근거다.

국내 증권사 한 관계자는 "최근 국내시장에서 불거진 헤드라인 리스크를 불식시키려는 의도가 클 것으로 본다"며 "사실상 국내에서 현대차그룹에서 기아차가 차지하는 위상이나 가치가 현대차에 비해 평가절하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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