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외환銀 인수설에 "금시초문"...독립성 훼손우려
"검토한 적 없습니다. 하지만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는 있습니다'
"만난 적 없습니다. 하지만 때가 되면 만날 수는 있습니다"
국민연금 대외협력팀 관계자들은 요즘 무척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요즘들어 국민연금 내에서 전혀 들어본 적 없는 국민연금 이야기들을 언론을 통해 접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최근 국민연금이 우리금융 지분을 인수할 것이라는 보도들이 쏟아졌습니다. 이어 26일에는 국민연금이 외환은행 인수에 참여했다는 보도도 튀어나왔죠.
실무진에 확인해보니 매번 '전혀 아는 바 없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전혀 근거없는 사실무근'이라고 반박만 하긴 어렵습니다. 상위 정부부처의 심기를 건드릴 수 있기 때문이지요.
실제 국민연금은 독립적인 의사결정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때문에 우리금융이나 외환은행 인수와 같은 사안은 실무팀의 검토없이는 안건에 상정이 될 수도 없습니다. 실무를 맡아야할 대체투자팀은 두 번 모두 검토한 적도 없고, 지금이 검토를 해야할 상황인지도 모르겠다는 반응입니다.
국민연금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실제 정부부처에서 국민연금의 투자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면, 이런 식으로 언론에 먼저 공개하는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하지만 이같은 공개는 정부 내에서도 조율이 안된 채로 불거져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실제 우리금융 건도 재경부 내에서도 찬반논란이 거센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재경부 출신 복지부 장관이므로 가능한 발상'이라며 비꼬는 소리도 들립니다.
사실 국민연금이 이같은 뒤치다꺼리에 급급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닙니다.
지난 2004년 한국형 뉴딜 및 임대형민자사업(BTL) 사업, 지난 1월 임대주택펀드사업의 경우에도 정부 고위관계자들은 국민연금과 사전조율 없이 '국민연금이 투자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죠.
문제는 재경부·건교부 등 이곳저곳에서 '국민을 위해서'라는 명분을 내세우며, 각자 입장에서 국민연금에 '러브콜'을 보낸다는 점입니다. 앞서 공적자금위원회 사무국장의 우리금융 인수 검토 발언도 심상정 민주노동당 의원이 '국민연금이 우리금융을 인수한다면'을 가정하면서 시작됐죠.
독자들의 PICK!
한 외국계 금융사 대표는 이런 관전평을 내놓았습니다.
"외국에서는 전례가 없는 일입니다. 금융사업은 국가의 생존이 걸린 사업인데, 관료가 투입되는 지배구조가 바람직할까 의문입니다"
가뜩이나 이대로라면 고갈이 불 보듯 뻔한 국민연금. 고위 공직자들께서 손수 '감놔라 배놔라' 나서는 것 보다는 전문인력들이 잘 운용토록 내버려두는게 진짜 국민을 위한 길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