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업계 "정치파업 이어 임단협" 산넘어 산

車업계 "정치파업 이어 임단협" 산넘어 산

이진우 기자
2007.07.01 14:33

쌍용차만 타결...기아차 등 또 파업수순 '비상'

'산 넘어 산.' 금속노조의 한·미자유무역협정(FTA) 반대 '정치파업'을 어렵사리 넘긴 국내 자동차 업계가 이번엔 매년 커다란 홍역을 치렀던 노조의 임단협 투쟁과 맞닥뜨리면서 또다시 비상이 걸렸다.

금속노조의 정치파업이 사상 유례없는 조합원들의 반발 속에 사실상 실패로 돌아갔지만, 임단협은 조합원들의 이해와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는 '생계형 투쟁'이라는 점이 가장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협상이 진통을 겪을 경우 정치파업과는 달리 '투쟁동력'을 키우기가 상대적으로 용이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정치파업으로 스스로 운신의 폭을 좁힌 노조측이 임단협을 이유로 또다시 파업을 강행할 경우 더욱 거센 여론의 비판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사안의 특성상 순탄하게 마무리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쌍용차 '타결', 나머지 3사는 '진통'= 국내 완성차 4사 중에서는쌍용차(3,440원 ▼10 -0.29%)가 지난달 28일 가장 먼저 임단협을 끝냈다. 쌍용차는 14차례의 협상 끝에 기본급 5만원 인상, 고용보장, 투자집행 등을 골자로 하는 노사 합의안을 이끌어냄으로써, 남들이 한창 싸울 시기에 경영에 매진할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놓였다.

반면 현대·기아차와 GM대우 등 나머지 3사는 여전히 협상이 별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현대차(495,000원 ▲5,000 +1.02%)노조는 △기본급 8.9% 인상(산별노조 공동)과 △2007년 당기순이익의 30% 정액지급 및△정년 연장(58세→60세) 등을 골자로 하는 요구안을 사측에 제시, 오는 5일 첫 상견례를 가질 예정이다. 하지만 사측은 "경영사정 상 들어주기 힘든 무리한 요구가 많다"는 입장이어서 진통이 불가피 할 전망이다.

기아차(155,800원 ▲1,100 +0.71%)노조는 한술 더 떠 지난달 27일 일찌감치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해 가결시킨 뒤, 사측과의 임금협상이 결렬 될 경우 3일부터 파업에 돌입하기로 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회사가 적자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무리한 임금인상 등을 요구해 놓고 그나마 제대로 된 교섭도 없이 파업에 돌입하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GM대우 노조도 월임금 12만8805원 인상 및 성과급 400% 지급, 정리해고복직자 처우개선 등의 요구안을 제시해 놓고 사측과 4차례의 협상을 가졌으나 아직까지는 입장차를 크게 좁히지 못하고 있다.

◇'정치파업' 임단협에 藥일까, 毒일까= 올 임단협은 금속노조가 이미 산별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쟁의절차에 들어간데다 주요 완성차 노조들도 '反FTA' 대신 '임단협' 을 일찌감치 투쟁명분으로 내세우면서 조합원들의 관심도 뜨거워진 상태다.

하지만 금속노조가 출범 후 처음 벌인 이번 정치파업이 사실상 산별노조의 한계를 고스란히 드러내면서 사실상 실패로 돌아갔다는 점에서 과거와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파업에 대한 고객과 조합원들의 염증이 확인된 이상, 역풍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경총의 한 관계자는 "임단협이 조합원들의 최대 관심사이기는 하지만, 무리한 정치파업을 강행하는 과정에서 집행부가 조합원들로부터 신뢰를 크게 잃어 투쟁을 강행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러나 "금속노조 차원의 중앙교섭 투쟁은 동력을 얻기가 쉽지 않지만 개별 회사의 임단협 투쟁은 상황이 다르다"며 "특히 매년 파업을 통해 많은 것을 얻어온 현대·기아차의 경우 단순히 여론 부담을 이유로 '손쉬운 방법(?)'을 버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이번 만큼은 사측이 법과 원칙에 따라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지적이 확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기아차가 그동안 노조 요구에 적당히 타협해 온 관행이 자승자박이 된 측면이 있다"며 "파업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극한에 이른 지금이 스스로 얽어맨 올가미를 풀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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