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 노린 우리투자證 등 뜻 접게 돼… 은행·보험 등 영역확장
산업은행 투자은행(IB) 부문과 대우증권을 합치는 것을 골자로 한 국책은행 재편방안이 6일 발표된 가운데 IB업계의 지형도가 어떻게 바뀔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부가 내놓은 방안은 △우량 회사채 인수·주선 △인수·합병(M&A) 사모투자펀드(PEF) △주식파생상품업무 등 상업성이 강한 IB 업무를 대우증권으로 단계적으로 이관하는 안이다. 이 같은 안이 실현될 경우 대우증권은 경쟁 증권사들이 희망해왔던 매각보다는 독자 생존의 길을 걷게 된다.
내심대우증권(51,300원 ▼600 -1.16%)매각전이 전개될 경우 인수를 희망해 왔던 우리투자증권 등의 궤도 수정이 불가피한 대목이다. 우리투자증권이 지난 5월 대형증권사 인수·합병(M&A)를 통해 자기자본을 5조원으로 확충하겠다고 밝힌 것은 대우증권 인수의사를 공식 천명한 것으로 증권업계에서는 예상해 왔다. 우리투자증권의 IB담당 임원도 "M&A 대상은 브로커리지가 강한 증권사보다는 IB부문에 장점이 있는 회사"라고 밝혀왔었다. 정부가 대우증권 매각 여부를 4~5년 이후 다시 검토할 수 있다고 밝힌 만큼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는 평가도 있지만 일단 독자생존론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이에 따라 당분간 대형사간 M&A문제는 수면에 잠복하고 은행들이나 보험사가 자본시장통합법에 대응하는 양상으로 IB업계 재편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국민은행은 한누리투자증권 등을 대상으로 가격협상에 나서 증권업 진출을 모색하고 있고 민영화 일정이 잠정 연기돼 한숨을 돌리게 된 기업은행도 증권.자산운용업으로 업무 영역을 넓힐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95,900원 ▲300 +0.31%),미래에셋증권등 자통법에 대비해 왔던 기존의 대형 증권사들은 계열 그룹 금융사(삼성생명, 미래에셋자산운용 등)와의 시너지 강화를 통해 투자은행 확대에 나설 예정이다. 또 베트남 등 해외에서의 자기자본투자(PI)를 통해 성가를 인정받은 한국투자증권은 인도네시아 등에서 증권업 진출, 자원개발 등 추가적인 사업확대를 계획 중이다.
이밖에 M&A를 통한 대형화와 IB부문 육성에 의욕을 보이고 있는NH투자증권과서울증권(4,390원 ▲35 +0.8%)은 추가적인 대형화 행보를 걸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 주변에서는 현대증권, 대신증권, SK증권, 교보증권 등을 회사들의 수긍 여부와 무관하게 경영권 변동이 가능한 곳들로 꼽고 있다.
독자들의 PICK!
보험업계를 겨냥한 새로운 입법도 증권사들의 재편을 앞당길 것으로 예상된다. 권오규 경제부총리는 전날 머니투데이 초청 강연에서 "자본시장통합법이 통과된 만큼 올해 하반기 보험판의 빅뱅 정도를 상상할 수 있을 정도의 대폭적인 (보험업법) 개편작업을 추진할 것"이라며 "보험사에 겸영을 확대하고 건전성 요건만 충족하면 자회사를 모두 허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계열 보험사와의 연관성이 높은 회사는 메리츠증권(계열보험사 메리츠화재), 한화증권(대한생명.한화손해보험), 동부증권(동부화재.동부생명), 동양종금증권(동양생명), 교보증권(교보생명) 등이다. 이밖에 직접적 연관관계는 없지만 주식 맞교환이 이뤄진 신영증권-코리안리도 제휴확대가 예상된다.
이밖에 증권사들이 대형M&A, PI투자를 주로 하는 한국판 골드만삭스를 지향하기보다는 자산관리 등에 무게를 두는 메릴린치형 투자은행 쪽으로 방향을 잡는 곳들도 생길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실제로 김지완 현대증권 사장은 "자통법 시행 후엔 금융지주계열, 대형 금융투자회사, 자산운용계열 및 중소형 증권사 형태로 재편될 것"이라며 "탄탄한 영업망과 인력의 강점을 갖고 있는 만큼 한국판 메릴린치를 향해 도약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