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IBㆍ마찰해소" 두마리토끼 잡을까

"토종IBㆍ마찰해소" 두마리토끼 잡을까

진상현 기자
2007.07.06 17:05

산업은행 기능 개편안..증권사 중심 IB 현실적 한계 지적도

정부가 산업은행의 상업적 투자은행(IB) 기능을 떼어내 자회사인 대우증권과 합쳐 토종 선도IB로 키운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민간영역인 상업 IB 시장을 잠식하는 폐해를 없애면서 산은의 IB업무 노하우 및 국제적 네트워크를 자회사인 대우증권에 이전·활용케 해 선도 IB 등장의 계기로 삼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자본력과 신용도가 떨어지는 증권사 중심의 IB로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결국 산은의 IB 경쟁력을 대우증권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흡수하느냐, 그리고 적절한 자본력 보강을 이뤄낼 수 있는냐가 성공의 관건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국책은행 기능 개편- 토종 IB 육성 "두마리 토끼"

정부의 산업은행 기능 개편안은 상업적 영업을 침범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온 산업은행에 대한 역할 조정과 토종 IB를 육성하겠다는 두가지 정책 취지가 함께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산은은 그동안 국책은행이라는 높은 신용도를 바탕으로 '우량 회사채 주선' 'M&A' '사모투자펀드 (PEF) '주식파생상품업무' 등 상업성이 강한 업무영역에까지 국내 IB 시장을 휩쓸어왔다. 지난 2006년 기준으로 M&A 자문 국내 1위, 프로젝트파이낸싱(PF) 아태지역 4위, 2005년 기준 파생상품 거래 1위의 실적을 올렸다. 이에 따라 국책은행이 민간영역을 침해하면서 국내 IB 발전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불만이 적지 않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직접 IB를 하는 것과 자회사 형태로 하는 것은 자금조달력이나 자본력 측면에서 차이가 크다"며 "이번 방안대로만 된다면 시중은행들의 IB 영업 여건은 크게 개선된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기능 개편을 토종 IB 육성의 '기폭제'로 삼겠다는 정부의 의지도 강하다. 이와 관련, 권오규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도 전날 열린 머니투데이 초청 조간 강연에서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이 IB 활성화를 선도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의 IB 부문을 대우증권에 단계적으로 시차를 두며 이전하고, 대우증권과의 통합 후에도 상당기간 산은의 자회사 형태로 가져가겠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대우증권이 대형 IB로 성장하는데 정부나 산은이 일조를 하겠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형 증권 IB를 등장시켜 이에 자극받은 금융회사들의 추가적인 이합집산을 유도하는 등 '빅뱅'을 가속화시키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증권사 중심 IB "기대반 우려반"

대우증권을 중심으로 한 IB 육성론에 대해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우려의 시각은 자본력과 자금동원력이 떨어지는 증권사 중심의 IB로는 경쟁력이 없다는 논리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국내 증권사들의 IB 부분이 취약한 것은 자본금이 해외 선진 IB들에 비해 크게 취약하기 때문"이라며 "대우증권을 중심으로 한 통합은 자칫 기존에 산업은행이 갖고 있던 IB 경쟁력 마저 고사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른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리스관리나 네트워크, 자본력이 뛰어난 은행을 중심으로 한 IB가 더 경쟁력이 있다"며 "은행 IB가 활성화 될 수 있도록 규제 등을 푸는 것이 토종 IB를 육성하는데 더 효과적"이라고 지적했다.

반론도 있다. 산업은행이 직접 IB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자회사인 대우증권이 담당하는 만큼 산업은행 때 누렸던 이점을 상당히 흡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금융권 전문가는 "산업은행의 자회사로 있을 경우 정부나 산은이 진행하는 각종 사업에 우선권이 주어질 수 있고, 자금 조달 측면에서도 여러가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개편 방안이 토종 IB 육성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대우증권의 시의적절한 증자, IB 인력 및 노하우의 성공적인 전수 등에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단계적으로 개편을 추진하는 만큼 그 과정에 대우증권이 자체적으로 증자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또 산은의 상업적 IB부문이 완전히 분리되면 산업은행의 자본금도 상당부분 대우증권으로의 이전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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