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 관성 강하지만 주의 필요...장기적으로는 '매수'
미국 증시 하락에도 불구하고 코스피 지수는 1900고지를 점령했다. 오전 내내 혼조세를 보이던 지수는 오후 들어 상승엔진을 가동, 장중 1900돌파에 성공했다. 그러나 장 마감을 앞두고 지수는 다시 하락 반전, 결국 전일보다 4.57포인트(0.24%) 하락한 1889.96으로 마감했다. 장중 1900돌파로 흥분했던 만큼 체감 온도는 훨씬 낮았다.
◆순환매로 상승한 지수, 괜찮나
코스피 지수는 지난 3일(종가기준) 1800선을 뛰어넘은 뒤 7거래일 만에 장중 100포인트나 올랐다. 그간 상승세를 리드한 종목은 날마다 바뀌었다. 조선주가 약해지면 반도체가 이어받고 반도체가 약해지면 전기가스업종, 휴대전화업종 등이 나서는 식이었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이러한 최근의 순환매 양상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국내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내수주 중심의 모멘텀까지 형성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등 국내 지수의 안정 요인이 많다는 설명이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제한된 자금하에서 순환매가 나타난다면 시세의 분출로 볼 수 있지만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는 경우는 선순환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김 팀장은 "최근 국내 주식형 펀드의 흐름을 보면 후자쪽에 무게를 둘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승우 신영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시각은 여전히 위를 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식형수익증권으로 자금이 계속 들어오고 있고 기존의 주도주 흐름도 여전히 양호하다는 설명이다.
김한진 피데스 투자자문 부사장은 1900 돌파에 대해 "강력한 관성의 법칙이 시장에 흐르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별한 대형 악재가 부각되지 않는 이상 달리는 열차를 막을 방법이 없다는 설명이다. 다만 단기급등에 따른 조정과 미국 시장 악화 가능성을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방어적 성격의 주식 상승폭이 두드러진 것도 좋은 쪽으로만 해석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김 부사장은 "아직까지는 수급적인 여건이 위험하지 않지만 돈이 들어오는 속도보다 지수 상승폭이 커지는 순간, 지수가 급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 널뛰는 지수, 전략은?
그 동안 국내 자금의 지속적인 유입이 국내 증시의 상대적인 강세를 이끌고 있다는 점에서 장중 조정은 진입의 기회로 작용하는 전략이 우선시 돼 왔다. 하지만 이 날 장 중 지수의 변동폭은 28.92 포인트에 달했다. 오전 한 때 1875.43까지 하락했던 지수는 1904.35까지 상승하며 급격한 등락폭을 보였다. 하루동안 상승과 하락을 넘나든 횟수는 7번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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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수의 변동성 확대는 경계성 매물이 그만큼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해외증시 불안정도 시장의 변동성을 확대시키고 있다. 외국인과 연기금은 최근 대표적인 매도 주체로 돌아섰다. 지수가 1900을 넘어서자 조정 압력과 추가 상승 기대 심리는 극명하게 충돌했다. 주가가 많이 오르다 보니 차익실현에 대한 욕구로 매도물량이 급증하는 한편 장기투자자들의 진입 욕구로 매수세가 역으로 분출되면서 팽팽한 대결구도가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김대열 팀장은 "지수 급등에 대한 부담이 커진 점을 고려하면 상승시 차익을 실현하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장기적인 관점의 매수 접근은 가능하겠지만 단기적으로 기대 수익율은 낮아졌다는 설명이다. 임동민 동부증권 연구원은 "조정시 순환매 후발업종으로 매수하는 전략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오성진 현대증권 포트폴리오분석부장은 "시장의 변동성이나 분위기에 휘둘리지말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라면 우리 증시의 갈 길이 아직 멀다는 시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