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준비위 구성' 등 합의...車업계 '공동 거부' 무너지나
기아자동차가 내년부터 금속노조 차원의 산별 중앙교섭에 참여키로 해 파장이 예상된다.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완성차 4사는 그동안 "산별 중앙교섭이 이중, 삼중의 교섭을 해야 하는 폐단이 있는데다 회사별로 처한 현실이 다르기 때문에 참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고, 이는 금속노조의 총파업 투쟁을 촉발하는 뇌관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그러나기아차(161,800원 ▲7,100 +4.59%)가 중앙교섭에 참여할 경우 나머지 완성차 업체들의 참여거부 '명분'이 그만큼 약해져 사실상 내년부터 금속노조 중앙교섭이 본격화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25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기아차 노사는 지난 24일 임금 7만5000원 인상(기본급 대비 5.2%) 등을 골자로 한 잠정합의안을 마련하면서, 이와는 별도로 2008년 금속노조를 대상으로 하는 중앙교섭에 참여하기로 사실상 합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사 양측은 이를 위해 오는 10월까지 노사 공동으로 추천하는 인사들로 '노사 산별 준비위원회'를 구성, 교섭의 절차 등에 관한 합의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노사는 아울러 준비위원회 구성시 한국경영자총협회 및 완성차 4사가 중앙교섭에 공동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노조 관계자도 "사측이 내년 금속노조 중앙교섭에 참가하겠다는 확약서를 제출했다"고 확인했다. 이에 따라 기아차는 올 하반기 준비기간을 거쳐 교섭과 관련한 합의안이 마련될 경우 내년부터 중앙교섭에 본격 참여하게 될 전망이다.
이에 앞서 금속노조와 완성차 4사들은 산별 중앙교섭 참여여부를 둘러싸고 극심한 마찰을 빚어왔다. 금속노조측이 "완성차 4사가 빠진 교섭은 무의미하다"며 수차례 결렬을 선언한 반면, 완성차 업계는 "회사마다 근로조건과 임금, 복지, 노동정책 등이 다른 상황에서 중앙교섭을 통해 이를 함께 논의하는 것은 무리"라며 불참의사를 굽히지 않아 왔다.
경총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중앙교섭이 끝나면 다시 지부교섭과 지회교섭까지 중복교섭을 하는 등 장기간 노조와 씨름을 해야 하는 폐단이 생긴다"며 "기아차가 중앙교섭에 본격 참여하면 사실상 그동안 견고하게 유지돼 왔던 완성차 업계의 '중앙교섭 참여불가' 입장이 뒤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현대차(509,000원 ▲28,500 +5.93%)와쌍용차(4,015원 ▼5 -0.12%), GM대우 노조 역시 기아차와 마찬가지로 사측에 내년부터 금속노조의 산별 중앙교섭에 참여하겠다는 확약서를 제출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