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UN이 안전 보장해야"..정부 "제3지대 찾고 있다"
아프간 피랍 사태 발생 16일째인 3일, 한국 정부와 탈레반간 직접 대면 협상이 추진되는 가운데 탈레반은 유엔이 안전을 보장해 줄 경우 국내외 어디서든 만날 수 있다고 새로운 조건을 제시했다.
하지만 탈레반은 인질-수감자 맞교환안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어 실제 협상이 타결되기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3일 아프간 이슬라믹 프레스(AIP)에 "한국 정부 대표단이 우리와 대면할 경우 그들의 안전을 보장해 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만일 유엔이 우리의 안전을 보장해준다면. 가즈니시를 포함해 국내외 어디서든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아마디는 "우리는 유엔과 좋은 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한국 정부가 유엔에 우리의 안전을 보장해 주도록 요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일부 외신은 한국대표단과 탈레반 지도부가 전화를 통해 직접대면 협상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요미우리 신문은 한국의 아프간 주재 대사가 탈레반측과 전화를 통해 협상 일정을 잡고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신문은 또 탈레반측이 지도부 최고회의를 열어 협상단 구성을 마치고 언제든 교섭에 응할 준비를 끝냈다고 전했다.
CBS방송도 전날 탈레반 사령관 물라 사비르 나시르가 "한국 관리들과 대면협상 일정을 잡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정부 관계자는 "상대방에 대한 최소한의 신뢰가 구축돼야 한다"며 "협상 대표단의 신변안전 등이 확실하게 보장돼야 한다"고 말해 장소 선정에 신중을 기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서로에게) 안전한 제 3지대를 찾고 있다"며 "탈레반과의 접촉이 성사될 경우 어떤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면서 "직접접촉 성사 이전에 양측의 요구조건에 대한 상호 이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탈레반이 요구조건으로 내건 유엔의 안전보장을 미국이 수수방관하지는 않을 것이란 견해가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어 협상 장소를 정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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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탈레반은 한국인 인질 치료를 위해 가즈니주에 도착한 의료진의 접근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아프간이슬라막프레스(AIP)에 따르면 인질 치료를 위해 탈레반과 접촉한 무하마드 하심 와하즈 원장은 "의사들의 눈을 가리고 탈레반 차량을 이용해 이동하는 조건을 제시했으나 탈레반이 거부했다"고 말했다. 탈레반은 의사들 가운데 스파이가 있다는 주장도 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AFP통신은 아마디가 "건강이 악화된 여성 인질 2명을 치료하고자 한다면 탈레반 수감자 2명과 교환해야 할 것"이라며 맞교환 입장을 고수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