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온으로 특수 실종… 패션업계, 날씨 능동대응시스템 구축
"날씨가 영업상무인데…."
최근 이상기후로 인해 장마가 끝나고도 햇빛을 볼 수 있는 날이 많지 않아 빙과업계 관계자는 하늘을 쳐다보는 일이 부쩍 잦아졌다.
빙과업계에 따르면 해태제과의 경우 이달 들어 1주일간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135억원보다 24.4%가 급감한 102억원에 불과했다. 이 정도면 사실상 비상상황이다. 해태제과 관계자는 “연중 최고 호황기에 30도에도 못 미치는 기온과 계속된 비로 매출이 급감했다”고 말했다.
빙그레(72,100원 ▼800 -1.1%)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해 8월 한 달간 410억원이던 매출이 올 7월에는 377억원으로 감소하고 이달에는 이보다 줄어든 370억원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음료업계의 경우 사정이 조금 다르다. 올해 기상 악화에도 불구하고 매출이 지난해보다 오히려 늘었다. 지난해 빚어졌던 지나친 출혈경쟁을 자제한 덕분이다.
업계 1위인롯데칠성(117,300원 ▼2,100 -1.76%)에 따르면 이달 7일까지 1주일간 전년 동기대비 매출이 8% 늘었다. 4일까지 15% 신장했지만 이후부터는 날씨가 좋지 않아 신장세가 주춤한 편이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매출이 증가했다고 해도 날씨 영향으로 기대에 못 미쳤다"고 말했다.
백화점 등 유통업계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휴가철이 절정이어서 바캉스용품의 판매실적은 지난해와 비교해 그리 차이가 나지는 않지만, 잦은 비로 백화점을 찾는 고객의 숫자가 줄어들었다. 통상적으로 집중호우가 발생하는 날이면 평소보다 4~5% 정도 방문 고객 수가 감소한다. 이는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가전업계의 여름특수도 이상기후 영향을 톡톡히 받고 있다. 테크노마트에 따르면 무더위가 기승을 부렸던 지난해 8월 매장당 일주일에 70대 가량의 에어컨이 판매됐지만, 올해 50대까지 줄어들었다.
지난해 8월 매장당 일주일에 140대 이상 판매된 선풍기도 올해 100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하이마트도 8월 들어 에어컨과 선풍기의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각각 20% 씩 줄어들었다. 가전 매장의 여름특수는 이제 옛말이 되고 있는 것이다.
패션업계의 경우 여름매출이 세일 등에 영향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이상기후에 따른 매출 변동은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다만 종잡을 수 없는 날씨 때문에 생산부터 공급까지의 과정이 과거와 많이 달라졌다. 고정생산 물량 줄이기, 반응생산(기획생산) 등 이상기후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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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C코오롱은 불규칙한 날씨를 고려해 스포츠 브랜드 ‘헤드’의 고정생산 물량을 20% 정도 감소시킨 대신, 날씨 변화에 따라 일주일 내 대응이 가능한 기획생산(QR) 물량을 큰 폭으로 늘렸다.
불과 수년 전만해도 한 두달 전부터 다음 시즌 물량을 생산해 대리점 등 유통망에 공급했지만, 이제는 일주일 전의 트렌드와 날씨를 예측해 물량을 생산하고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LG패션(24,650원 ▼200 -0.8%)역시 수년전부터 ‘반응생산’ 체제를 도입해 날씨 등의 상황에 따라 즉각 반응할 수 있는 생산체계를 갖추고 있다. 이를 통해 TNGT는 한달에 두세번, 마에스트로는 한달에 한번 이상 상황에 맞는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