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소득 3만불 시대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이 성장 동력으로서 변화와 혁신을 주도해야 한다.
그런데 최근 들어 우리 경제에서 중소기업의 활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한미 FTA 타결로 인해 글로벌 무한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중소기업의 투자활동이 부진하고 기술축적과 인적자원 개발이 지체되며 기업가정신이 제대로 발휘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배경에는 가업승계의 어려움으로 기업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작용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급속한 고령화 추세에 따라 60세 넘는 중소기업 경영자의 비중이 16%에 이르고 있다. 70년대 산업화 초기에 회사를 설립한 창업 1세대가 고령화되면서 가업승계는 중소기업계의 최대 현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가업승계를 ‘富의 대물림’으로 보는 사회 일각의 부정적 인식과 과도한 상속ㆍ증여세라는 제도상의 제약, 후계자 양성프로그램 부재 등 준비부족으로 인해 중소기업의 가업승계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가업승계가 제때에 이루어지지 않으면 경쟁력이 약화되어 기업이 단명하는 경향을 보이게 된다. 인간이 무병장수를 바라는 것처럼 기업 역시 오랫동안 살아남아 번영하기를 꿈꾼다.
우리 중소기업의 평균연령은 10년을 조금 넘을 뿐이고 20년 이상 지속하는 중소기업의 비율이 12.6%에 불과한 것도 가업승계 문제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세계적인 장수기업들은 대부분 가업승계 기업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과는 대비된다고 할 것이다. 일본만 하더라도 100년 이상 이어져온 가업형태의 기업이 1만 5000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선진국에서는‘가업승계의 원활화가 국민경제의 안정적 성장과 고용유지, 그리고 중소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는 인식하에 상속세제와 후계자 양성 등에 관한 획기적인 정책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산업화의 역사도 일천할 뿐 아니라 가업승계에 대한 관심 부족 등으로 특별한 지원제도가 마련되지 못했다.
다행히 최근 정부가 발표한 세제개편(안)에서 중소기업의 가업승계에 대한 중요성을 인정하여 여러 지원제도를 마련한 것은 의미 있다고 하겠다. 가업상속시 1억원에 그쳤던 공제액이 2억원 또는 가업상속재산의 20%까지(최고 30억원) 늘어난다. 연부연납 제도를 개선해 2~3년간 세금을 나눠 낼 수 있는 방안도 마련했다.
이 정도 조치만으로 중소기업의 가업승계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중소기업이 가업상속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15년 동안 해당사업을 영위해야 하고, 혜택을 받은 후에도 10년 동안 지분율을 유지해야하며 종업원 수도 10% 이상 감소하면 안된다. 적용요건에서 너무나 탄력성이 부족하고 모처럼 확대한 가업 상속 지원의 실효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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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업승계제도는 앞으로 보완돼야 할 과제가 많다. 가업승계 원활화를 위해 가업상속 요건 완화 및 한도 확대, 세율인하, 주식평가방법 개선 등이 추가로 검토돼야 한다. 독일의 경우처럼 상속ㆍ증여세를 매년 1/10씩 감면하여 10년 동안 기업을 영속하는 경우 전액 면제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것이다.
중소기업들이 가업승계 과정에서 부딪치는 문제도 많아질 것이므로 이를 종합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기관 또한 무엇보다 절실하다. 중소기업 가업승계를 체계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중소기업가업승계진흥원(가칭)과 같은 별도 조직을 하루 빨리 만들 필요성도 있다.
계주 경기에서 바턴 터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레이스에서 실패하듯이 가업승계는 경쟁력 있는 장수기업으로 가는 첫걸음이라는 점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창업을 촉진하기 위한 노력도 중요하지만, 창업 이후 온갖 정성과 자원을 투자하여 일구어 놓은 기업의 유지 및 지속성장을 가능케 하는 가업승계 또한 매우 중요한 정책과제에 해당된다.
이제는 정부 및 국회와 지원기관이 나서 중소기업의 가업승계 원활화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실질적인 대책 마련에 힘을 써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