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취약 아이템거래사이트, 태생부터 한계?

해킹취약 아이템거래사이트, 태생부터 한계?

김희정 기자
2007.10.12 09:18

200여 소규모 사이트 난립, 합법도 불법도 아닌 애매한 상황

게임아이템 거래사이트가 집단적으로 DDoS 공격에 의한 '사이버 테러'를 당하면서 이들 사이트의 보안체계에 대한 우려와 함께, 아이템중개업체 자체의 태생적 한계에 대한 논란이 또 다시 일고 있다.

아이템거래 사이트는 회원이 휴대폰, 신용카드 또는 무통장 입금으로 현금을 마일리지로 적립하고 원하는 게임의 사이버머니와 아이템 등의 거래를 중개해준다.

휴대폰 인증, 상대방 실명확인 등의 절차를 걸치므로 개인간 직거래를 할 때보다 사기를 당할 위험이 적다. 게임 아이템을 안정적으로 사고 팔려는 게임 유저들의 수요로 파생된 기업인 셈이다.

몇몇 대표적 사이트를 제외한 나머지 중개업체들의 규모는 크지 않다. 춘추전국 시대를 방불할 정도로 소규모 사이트가 난립하고 있는 상황. 이들 사이트의 보안체계가 금융기관이나 유력 포털 사이트만큼 튼실하지 못한 것은 자연스런 일이다.

아이템 거래 대표 사이트인 아이템베이는 11일 오후 현재까지도 사이트를 다시 열지 못하고 있다.

사실 DDoS 공격 앞에는 이미 백업체제나 수억원에 달하는 전용장비를 도입한 대형 웹사이트를 제외하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다. 이 때문에 보안문제를 비단 아이템 중개사이트 만의 문제로 볼 수는 없다.

하지만 DDoS 공격의 주요 타겟이 되는 사이트들이 유독 성인 사이트와 게임 아이템 거래 사이트들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아이템 거래 사이트의 현주소를 짚어보지 않을 수 없다.

지난 5월 시행된 게임산업진흥법 시행령에 따르면, 개인 간 거래를 제외한 게임머니 환전을 '업'으로 하는 행위는 불법으로 간주되고 있다. 게임산업 육성의 필요성에 공감, '비정상적인' 거래 행위는 금지하지만 거래 자체를 불법화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게임머니 환전을 업으로 한다는 문구 자체가 애매할 뿐더러, 어느 선까지를 '정상적인' 거래행위로 봐야 할 것인지 혼돈스럽기는 마찬가지다.

문화관광부는 게임산업 발전을 위해 거래 행위를 양성화시켜 관련 시장을 투명하게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게임 아이템을 비롯한 사이버 상의 경제체계가 향후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무조건 음지로 내모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설명이다.

문광부의 바램과 달리, 게임업체들 간에도 게임 아이템 거래 중개에 대한 견해는 갈리고 있다. 게임 아이템은 게임 플레이로 인한 파생상품인만큼 아이템 거래 사이트들이 게임사의 허락 없이 저작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지적도 거세다.

그렇다고 게임업체가 적극적으로 나서, 아이템 거래 사이트를 운영하거나 게임 내 시스템으로 완전 편입시키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무엇보다 실시간 돈이 오고가는 아이템 거래 관련, 보안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은 게임업체로서도 큰 부담이기 때문이다.

전인미답(前人未踏). 이번 DDoS 공격은 문화관광부, 아이템거래업체, 게임사 어느 쪽도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발생한 초유의 사태다.

현재 아이템 거래 사이트를 개설하는데는 별도의 허가나 등록 절차가 없는 상황이다. 아이템 거래 사이트들의 연합체인 디지털자산유통진흥협회 역시 정식 법인으로 동록하지 못하고 있다.

아이템 매매 및 게임머니 환전에 대해 업계가 합의점을 찾고, 그를 토대로 한 합리적인 규제책이 확립되지 못한다면 향후 DDoS 공격이 아니라 더 심각한 해킹의 표적이 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이에 대해 문화관광부 관계자는 "아이템 중개업체들도 협조에 응하고 있어 작업장 등 폐해가 많이 개선되고 있다. 업체들이 게임 아이템 거래에 치우치지 않고, 사업을 다각화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조만간 가시적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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