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권력, 그 끝없는 달콤함

[기자수첩]권력, 그 끝없는 달콤함

엄성원 기자
2008.03.03 06:14

흔히들 인간의 본능적 욕구 중 하나로 권력욕을 뽑는다.

최근 물러난 쿠바혁명의 아버지 피델 카스트로는 장장 49년이나 권좌에 머물렀다. 여든해를 넘긴 노구가 문제였지 건강만 허락했다면 집권기간은 더 늘어날 수도 있었다. 그래도 동생 라울 카스트로 국방장관이 국가평의회 의장직을 물려받았으니 1인 장기집권의 후유증은 피할 수 있게 됐다. 아름답진 않지만 안전한 퇴장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수렴청정을 꿈꾸고 있다. 우리시간으로 2일 저녁 끝난 러시아 대선은 푸틴 대통령의 후계자로 지목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제1부총리의 승리로 끝날 것이 확실시된다. 메드베데프 부총리는 앞서 17년간 푸틴 대통령 수하에 있었던 인물. 푸틴 대통령은 메드베데프 부총리의 대통령 취임과 동시에 총리직을 맡겠다고 수차례 공언했다. 이를 두고 벌써부터 3선 연임 제한을 피하기 위한 편법이니 수렴청정을 통한 장기집권 포석이니 하는 말들이 많다.

쿠데타로 축출됐던 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는 얼마 전 태국으로 돌아왔다. 그의 귀국과 함께 그의 지지자들과 친(親)탁신파인 여당 '국민의 힘'(PPP)은 과거 회귀를 기대하고 있다. 탁신 전 총리가 정계 복귀 의사가 없음을 수차례 밝혔지만 이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

권력의 달콤함은 지키려는 자뿐 아니라 빼앗으려는 자에게도 마찬가지다. 미국에선 최근 '추악한 정치'(Dirty Politics) 논란이 일고 있다. 사상 유례없는 접전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는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이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상대 후보 비방과 흑색선전의 십자포화가 연일 불을 뿜고 있다. 인종 차별적인 선전물이 인터넷에 뿌려지고 이를 상대 진영의 조직적 행동으로 비화하려는 음모론도 등장했다.

정치인들은 스스로를 국민의 봉사자라고 포장한다. 그런데 봉사자가 되기 위한 경쟁과 노력은 치열하지만 정작 봉사에 들이는 노력은 보잘 것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봉사자 자리를 지키고 빼앗는 과정에서 힘을 이미 다 써버렸기 때문인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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