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자산운용사의 순매도

[오늘의포인트]자산운용사의 순매도

오승주 기자
2008.03.26 11:17

지난해 외국인들의 투매 공세에 맞선 것은 자산운용사들이었다.

코스피지수가 본격 상승흐름을 탄 지난해 6월 이후 외국인들은 순매도를 강화했지만 주식형펀드로 쏟아져 들어오는 자금을 기반으로 자산운용사들은 국내증시를 지켜냈다.

외국인들이 지난해 6월 3조5358억원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10개월 동안 41조원대의 순매도 공세를 취하는 가운데서도 자산운용사들은 14조3700억원을 순매수하며 11월 이후 폭락장에서도 코스피지수를 버티게 만든 것이다.

하지만 최근 코스피지수가 모처럼 활력을 되찾고 있지만 자산운용사들은 기력이 약해지는 듯한 모습이다.

코스피지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0.75%포인트 금리 인하와 JP모건그룹의 베어스턴스 인수 등으로 미국발 신용경색 위기가 완화되면서 18일 이후 100포인트 가까이 오르며 26일 오전 11시 현재 1680선에 육박하고 있다. 하지만 자산운용사들은 지수가 오르는 가운데 줄곧 순매도세를 강화하면서 눈치보기에 치중한 상태다.

자산운용사들이 중심이 된 투신권은 코스피지수가 1574선까지 물러났다 반등한 19일 1482억원을 순매도했다. 이어 20일에는 835억원, 21일 725억원, 25일 1191억원 등 지수 반등 이후 4500억원 이상의 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다.

오늘도 오전 11시 현재까지 546억원 가량을 순매도하고 있다. 6일 연속 매도우위다.

특별한 반전이 있지 않고서는 26일에도 투신은 순매도로 정규시장을 마칠 공산이 크다. 6일 연속 투신이 순매도한다면 지난해 10월2일부터 12일까지 8거래일간 1조813억원의 매도 우위 이후 연속 순매도세를 기록하게 된다.

외국인들은 신용경색 위기가 다소 가라앉으면서 4거래일째 5970억원 가량을 순매수하고 있다. 최근 며칠새 분위기로만 보면 지난해와 반대로 외국인이 지수를 받치고 투신이 발목을 잡는 형태다.

물론 투신은 3월들어 7000억원 가량의 순매수로 2조2500억원의 순매도를 기록중인 외국인의 매도 공세를 막아내고 있다. 그러나 미국발 신용위기가 다소 해소되면서 글로벌증시가 '해빙무드'로 가는 초입길에서 투신권의 매도는 무언가 이유가 있어 보인다.

전문가들은 투신권의 최근 소극적 자세에 대해 미국 신용위기가 실물로 번져 경기침체로 들어섰다는 우려와 3월 결산을 앞둔 윈도드레싱 효과에서 찾고 있다. 아울러 지난해 상승장에서 거침없이 쏟아져 들어오던 펀드자금이 현저히 줄어든 점도 투신권의 운신을 제한하는 요소로 꼽고 있다.

김영일 한화투신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미국의 신용위기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는데다 주택경기 부실이 미국의 가계에 부담을 지우면서 소비심리가 위축되는 등의 요인으로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강세장 전환을 여전히 의심하고 있다"며 "대부분 투신권들은 요즘 박스권에서 비중을 조절하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짧게는 1700선, 길게는 1800선을 박스의 상단으로 보고 증시가 조금이라도 오르면 주식을 팔아 현금비중을 높인다는 얘기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펀드리서치팀장도 비슷한 견해다.

김팀장은 "투신권은 신용리스크는 정점을 지났지만 경기로 번진 파장을 감안해 불안감을 가지고 시장을 관망하는 자세를 취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펀드 유입자금도 지난해 상승장에서 하루 3000~4000억원씩 들어오던 것에 비해 최근에는 적립식을 중심으로 100억원대 유입에 머물고 있는 점도 투신의 과감한 활동을 제약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지난해 주도주의 변화 조짐에 따른 포트폴리오 교체와 3월 결산을 앞두고 수익률 관리차원의 윈도드레싱도 투신의 매도가 이어지는 요인으로 김팀장은 관측하고 있다.

김팀장은 "윈도드레싱과 함께 2/4분기 이후 연말까지 전략을 짜는 차원에서 IT와 금융쪽으로 포트폴리오 교체도 일어나는 것으로 점쳐진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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